한겨레 조직개편 키워드 '디지털·영상·팀중심'

팀장에 디지털 생산·출고 권한 부여, 팀별 유기적 협업이 과제
디지털영상부문 산하에 정당·사건·법조팀… 버티컬 매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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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이 ‘디지털 강화’와 ‘팀 중심 업무 체제’에 방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한겨레는 최근 임원회의를 거쳐 지난 수개월 간 추진해 온 조직개편 최종안을 확정하고 구성원들에게 공유했다. 지난 15일 편집국 내외 국장과 부국장급, 에디터 등 14명을 22일자로 발령 냈고, 다음 주까지 팀장과 일반 기자의 인사를 차례로 예고한 상태다.


이번 조직개편의 한 축은 ‘디지털 강화’다. 우선 한겨레 편집국 산하에 ‘신문콘텐츠부문’과 함께 ‘디지털영상부문’이 편제됐다. 두 부문장 아래 디지털·문화·영상·전국·정책경제·정치사회·편집·한반도국제 에디터(부장급) 등이 나뉘어 배속되는 식이다. 탐사보도에디터는 부문 외 편집국장 직속 형태를 유지한다. ‘부문장-에디터-팀장-기자’로 연결되는 커맨드 체계다.


특히 핵심 부서라 할 정치부 정치팀(정당팀), 사회부 24시팀(사건팀)과 법조팀이 포함된 정치사회에디터가 디지털영상부문에 배치됐다. 디지털에디터, 영상에디터와 같은 부문 소속이다.


한겨레 관계자는 “속보 형식 콘텐츠가 많은 정치, 사회 등 몇몇 주력 팀이 1차적으로 디지털부문에 들어갔다”며 “완결판이 아니라 기존 팀과 결합을 고려해 서서히 무게 중심을 디지털로 이동시켜 중장기적으로 디지털신문의 길을 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면서도 몇 면, 몇 매 사이즈로 들어갈지를 생각하는데 (신문기사가 아닌) ‘콘텐츠’ 중심 마인드를 갖자는 취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다른 부서 내 팀들의 물리적인 공존이 화학적인 결합으로 이어질지, 같은 부문 내 타 에디터들과 협업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가 개편의 핵심이면서 동시에 성패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강화와 맞물린 ‘팀 중심 업무체계 변화’는 개편의 또 다른 축이다. 이에 따라 팀장과 에디터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팀장이 디지털 영역 콘텐츠 생산 및 출고 권한을 갖는다. 디지털 콘텐츠 생산 책임자가 젊어졌고 의사결정이 단순해져 ‘트렌디’하고 발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다만 콘텐츠 품질이 팀장급 역량에 달린 만큼 경험 부족에 따른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다.


에디터의 경우 데스킹을 보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콘텐츠의 방향성과 전략을 고민하고 편집국장을 보좌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기존 부서 내 팀들이 ‘헤쳐 모여’ 하는 과정에서 전체 에디터 수는 줄었고 이에 에디터 개개인의 역할은 광역화됐다.


지면제작 상당 부분도 에디터들 몫이 됐다. 에디터와 부문장, 편집국장 등 슈퍼데스크 13인이 지면을 담당한다. 예외적으로 특정 팀에 지면 특화 기사를 주문할 순 있지만 기본적으론 디지털 기사를 취사선택해 지면에 그대로 싣는다는 계획이다. 에디터들의 ‘리라이팅’은 지양한다. 취지대로 실행된다면 필드를 뛰는 기자들로선 지면제작 부담이 줄고 배속만 달라질 뿐 당초 일상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 대한 대폭 지원, 버티컬 매체 본격 추진도 이번 개편안에 담긴 내용이다. 영상에디터 산하에 영상뉴스, 라이브(데일리 라이브 뉴스), 탐사다큐, 영상기술팀 등 4개 팀을 만들었고, 중기적으론 아예 ‘영상부문’으로 독립을 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당장 실행이 가능한 단계는 아니지만 내년 초까지 프로그램 기획 등 실행계획이 서면 인원이나 장비 지원 등도 구체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편집국 외 별도 조직인 디지털미디어국은 버티컬 매체 추진 업무를 담당한다. ‘애니멀피플’과 스페셜콘텐츠를 담당해 온 부서는 미디어랩이 추가되며 재정비를 했다.


박용현 한겨레 편집국장은 지난 15일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조직개편에서 디지털과 영상 콘텐츠의 강화를 강조했는데, 우리의 고민은 ‘신문이냐, 디지털이냐, 영상이냐’라는 단순 선택에 머물지 않는다. ‘무엇을 어떻게 쓸(보여줄) 것이냐’라는 근본적 질문이 늘 우리 앞에 놓여있다”며 새 조직과 공정의 안착을 위한 모두의 노력을 당부하고 지속적인 혁신 의지를 밝혔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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