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도 아닌데 '낮 뉴스'… 도전장 내민 지상파

SBS 이어 KBS·MBC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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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사들이 메인뉴스 못지않게 낮뉴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YTN과 연합뉴스TV의 주력인 낮 시간대에 종편과 SBS가 뛰어들더니 이젠 KBS·MBC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한 KBS의 <사사건건·왼쪽>은 김원장 앵커가 오후 4시를 책임지고 있는 시사 토크 프로그램으로 정치인의 출연이나 패널들 간의 토론이 담긴 코너가 특징이다. 특히 ‘여의도 사사건건’은 주로 국회의원들이 출연하는 코너로, 매일 30분 이상 정치 현안을 파헤치는 내용으로 이뤄진다. ‘사사건건 플러스’는 하루의 시사 이슈를 전문 패널단이 나와서 팩트체크를 하는 코너다. 한 이슈당 15분 이상을 할애하기 때문에 보다 밀도 높은 토론이 이뤄진다는 평이다. 최근에는 <정부, 집값 대책 발표...부동산 과열 잡을까> <쌍용차 해고자, 119명 복직 합의...남은 과제는?> <사법농단 수사 ‘설전’...“당신이 판사야?”> 등의 아이템이 주목을 받았다.


박현진 KBS 사사건건 팀장은 “진실을 향한 거친 질문이 사사건건의 핵심이다. 내용의 심층성은 물론이거니와 어느 쪽에도 편향되지 않는 성역 없는 질문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기존에는 4시 뉴스가 뉴스와 대담이 결합됐다면, 사사건건은 오로지 시사 토크로만, 대담으로만 구성한 게 사사건건만의 정체성”이라고 소개했다. 박 팀장은 “사사건건 플러스 코너의 경우에는 주제에 상관없이 그날의 가장 핵심이 되는 이슈를 심층적으로 해설하거나, 논쟁거리가 있을 때는 패널과 앵커가 논쟁에 대해서 짚어주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BC <2시 뉴스외전·가운데>은 이번 가을 개편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새롭게 꾸려졌다. MBC가 낮뉴스를 시작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트레이트 뉴스와 함께 <정치 와호장룡> <경제오아시스> <이슈 완전정복> <비디오오아시스> 등의 심층 코너로 구성돼, 각 이슈별로 정치인이나 전문가들이 대담을 하는 게 특징이다. 특히 와호장룡의 경우에는 남북정상회담이나 금리인상과 같은 굵직한 이슈를 짧게는 5분, 길면 20분에 가까운 시간을 할애해 이슈를 분석한다.



김주만 MBC 뉴스외전 기자는 “공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쉬운 뉴스, 친절하고 자세한 뉴스를 추진하자는 움직임이 일었고, 그러면서 출연이나 전문가에 대한 수요, 깊이 있는 뉴스에 대한 요구가 나왔다”며 “메인뉴스로 소화할 수 없으니 낮 시간대를 활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기자는 “와호장룡 코너의 경우 메인뉴스보다 패널들이 더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최대한 제작진이 생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게이트키핑을 하지 않으려 한다”며 “쉬운 뉴스를 하는게 쉬운 건 아니지만, 얘기가 되는 것에 선택과 집중을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SBS <주영진 뉴스브리핑·오른쪽>과 <오뉴스>도 SBS의 대표적인 낮뉴스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뉴스브리핑은 평일 2시부터 4시까지 메인뉴스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뉴스를 전달하고, 정재계나 경제문화계 인사 등을 출연시켜 현안을 심층적으로 알아보는 형식이다. 오후 5시부터 바통을 이어받는 <오뉴스>는 <오뉴스 오!클릭> <오뉴스 B컷 뉴스> 등 다채로운 코너를 통해 발생 이슈를 실시간으로 전한다.
한수진 SBS 오뉴스 앵커는 “뉴스브리핑에서 심층성을 강화했다면 오뉴스는 속보성을 강조한 프로그램”이라며 “발생 이슈인데 현장에 가서 뉴스 제작할 여력이 안 될 경우에는 기자나 전문가를 출연시켜 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송사들이 낮뉴스에 집중하는 건 모바일로 뉴스를 소비하는 시청자가 늘어남에 따라 속보를 중요시하는 분위기탓이라는 분석이다. 또 KBS MBC의 경우 공영방송으로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공익성을 강화해야 하는데, 이는 메인뉴스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특히 JTBC의 <사건반장> <정치부회의> 등 독특한 형식의 시사 토크 프로그램이 2~3%의 시청률을 유지해온 게 좋은 모델로 작용했다는 의견도 있다.


한수진 앵커는 “예전에는 메인뉴스에만 인력과 에너지, 보도국의 모든 자원을 쏟았지만, 요즘은 하루종일 뉴스 시스템을 지향하자는 움직임”이라며 “뉴스 수요가 늘어난 만큼 종편이나 24시간 뉴스채널과도 경쟁하자는 요구가 낮 시간대에도 불고 있다”고 했다.


박성제 MBC 보도국장도 “낮 시간대에 시사 이슈를 전문가나 당사자를 모시고 진행하는 게 트렌드인 것 같다. 저녁 시간대에 뉴스가 소화하지 못하는 부분은 낮뉴스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꼽았다. 박 국장은 “MBC의 경우 뉴스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내부적으로 있었고 심층 분석을 해서 다양한 시각을 들어보자는 요구가 있었다”며 “전문가나 기자를 출연시켜서 낮에 발생하는 이슈에 대해 의미를 짚어보고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와도 연결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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