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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넷플릭스 싹쓸이, 더 기울어진 운동장

해외 영상 플랫폼, 방발기금·망사용료 등 ‘규제 무풍’ 논란

이진우 기자2018.09.12 16:23:11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무서운 기세로 국내 시장에 파고들며 해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해 수백억 원 대의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을 내고 있는 방송사들과, 망 사용료 부담을 지고 있는 국내 포털사이트들 모두 국내법의 제재를 받고 있지만 해외 사업자들은 빗겨나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8월 기준 국내 유튜브 어플리케이션의 월간 순사용자수는 3093만명으로 국민의 대다수가 유튜브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는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쓴 앱으로, 특히 10대는 112억분을 사용해 2위 카카오톡(25억분)과 4배 이상 격차를 벌렸다. 구독자가 10만 명 이상인 국내 유튜브 채널은 지난해 1275개(구글코리아). 2015년 368개, 2016년 674개와 비교하면 매해 두 배씩 오르고 있는 셈이다.


넷플릭스의 경우에도 한국 전담팀을 별도로 꾸리는 등 한국 시장에 발을 들인 이후 국내 영상콘텐츠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방송 업계에서는 올 초 tvN이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을 약 300억원에 계약하고 JTBC의 경우에도 드라마 ‘라이프’를 유통하며 물꼬를 틈에 따라, 방송 판도가 뒤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KBS, SBS, MBC 등 지상파들이 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로 경계를 하고 있지만, 이런 추세 속에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겠냐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반응이다.



한 방송 담당 광고 업계 담당자는 “유튜브는 이미 동영상 시장을 싹쓸이하고 있지 않나. 넷플릭스는 이보다도 더 위협적인 존재”라며 “콘텐츠 수급 문제만 풀리게 되면 디바이스에 관계없이 내가 보고 싶은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든 추가로 돈을 안내고 볼 수 있는 게 넷플릭스의 강점인 만큼 앞으로 유저의 유입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상파들이 협업을 해서 넷플릭스에 조금씩 푼다고 하더라도, 플랫폼을 버리고 콘텐츠만으로 승부하는 길로 가게 되기 때문에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포털이나 방송 업계는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해외사업자들과의 경쟁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표현한다. 포털 업계 관계자는 “우리는 수백억원의 계약을 통해 콘텐츠를 유통하는 반면, 유튜브는 계약 없이도 일반 이용자들이 교묘하게 편집해서 올리는 방송사 콘텐츠를 불법 유통하며 광고 수익을 얻고 있다”며 “불법 음원 콘텐츠나 저작권료를 정당하게 지급하지 않은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해 동영상뿐만 아니라 음원시장에서도 국산 유료 서비스들을 압도하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꼬집었다.


유튜브가 ‘인기’ 탭을 자유롭게 자체 편집할 수 있는 것도, 위원회를 두고 검증과 심사를 받는 네이버 뉴스편집과 사뭇 다르다. 서정호 YTN 플러스 모바일프로젝트팀장은 “기본적으로 알고리즘 기반이라고 하지만 두 번째 화면인 인기 탭은 자의적으로 유튜브가 큐레이션 하고 있다. 네이버 1면과 다를 바 없다”며 “큐레이션은 누가 했는지, 어떤 기준이 있는지 베일에 싸여있다”고 지적했다. 서 팀장은 “유튜브가 언론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면 정치적인 이슈몰이를 할 우려가 있다. 하지만 이를 감시할 만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망 사용료와 방발기금을 내지 않는 것도 이들 업계의 지적을 받고 있다. 포털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2016년 기준 망 비용으로만 734억원, 카카오는 200억~300억원, 아프리카TV는 150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KBS, MBC, SBS 등 지상파는 매년 각각 100억원을 훌쩍 넘는 방발기금을 내고 있지만, 해외 사업자들은 한 푼도 내지 않는다. 방통위는 올해 6월 개별 방송사의 방송광고 매출액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현행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방송사들이 스스로 정체성을 찾고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역차별을 받고 있는 현 법안을 손질해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최근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대형 글로벌 IT사업자를 국내 법제도 내로 편입시켜 사업자의 책무를 강화하는 법안도 나왔다.


지난 3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정 규모이상 정보통신제공사업자의 서버설치 등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하고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제공 사업자의 정의 및 등록·신고절차를 마련해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를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대상으로 편입하며 △방송통신전기금 납부의 책무를 부여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등 3건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변 의원은 “글로벌 사업자는 막대한 트래픽을 발생시키고 국내 수익을 독식하고 있지만 망 투자 등 인터넷 생태계에 기여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며 “IPTV법, 방송법, 방송통신발전기본법이 통과되면 구글, 넷플릭스 등의 해외 사업자의 보다 정확한 광고매출 등을 파악할 수 있고 이들에게 이용자보호의 책무도 부여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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