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50대… 연합뉴스 '아재'들의 유튜브 입문기

[언론사 이색 유튜브 채널] 연합뉴스 통일언론연구소 '정일용의 북맹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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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용의 북맹타파’의 제작진이자 출연진은 연합뉴스 통일언론연구소의 3인방이다. 지난달 31일 연합뉴스 수송동 사옥 8층 연구소 사무실에서 김중배 기자(연구원)와 정일용 소장, 이우탁 부소장(왼쪽부터)이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정일용의 북맹타파’의 제작진이자 출연진은 연합뉴스 통일언론연구소의 3인방이다. 지난달 31일 연합뉴스 수송동 사옥 8층 연구소 사무실에서 김중배 기자(연구원)와 정일용 소장, 이우탁 부소장(왼쪽부터)이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기자 생활 하면서 이런 걸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남자1호가 반쯤은 투덜대면서 카메라 앞에 앉는다. 연합뉴스의 손꼽히는 ‘북한통’ 정일용 통일언론연구소장이다. 그를 “현역 언론인 최고 연장자 유튜버”라고 치켜세우며 남자2호도 자리를 잡는다. 역시 북한 문제에 정통한 이우탁 부소장이다. 이어서 조명과 카메라 세팅을 마친 남자3호가 자리에 앉고서야 촬영은 시작된다. 김중배 기자는 연구소의 유일한 ‘연구원’이자 유튜브 채널 ‘정일용의 북맹타파’의 운영자인 동시에 진행자다.


연합뉴스 통일언론연구소는 지난달 공식 발족을 앞두고 ‘북맹(北盲)에서 벗어나자’는 모토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7월 말 ‘연합뉴스 서울 그리고 평양’ 페이스북 페이지에 날 것 그대로 올렸던 연구소 소개 영상이 3000 이상의 조회 수를 찍자 “희망을 갖고 유튜브로 옮겨 탔다.” 김 기자의 표현을 빌자면 “동네 개천에서 한강으로 뛰어든 셈”이다.


평균 나이 50대의 ‘올드보이’들이 유튜브에 뛰어든 배경에 사실 비장함 같은 것은 없었다. 연구소 ‘막내’인 김중배 기자가 툭 던지듯 제안했고, 이우탁 부소장이 이를 덥석 받았을 뿐이다. 이 부소장은 “유튜브의 위력은 이미 엄청나고, 많은 분들에게 연구소의 취지를 알리는데 가장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나와 김 기자 둘 다 연합뉴스TV에 2년 이상 있으면서 방송을 경험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분장도 필요 없고 거칠게 해도 된다”는 말에 영문도 모른 채 유튜브의 세계에 뛰어든 정일용 소장은 이제 하루에도 몇 차례씩 구독자 수를 확인하는 열혈 유튜버가 됐다. 그는 “이게 추세라고 하니 외면할 수 없었다”며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하니 사실 기대감도 있다”고 했다.


정기 녹화는 매주 수요일에 하고, 북한 관련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그때그때 촬영을 한다. 연구소 3인방이 출연진이기 때문에 아이템이 결정되면 촬영은 일사천리다. 대본도 필요 없으니 사무실 책상에 앉아 조명과 카메라만 켜면 준비 완료다. 덕분에 촬영 중 갑자기 누가 사무실에 들어오거나 전화벨이 울리고, 김 기자 개인 소장인 카메라가 배터리 방전으로 꺼지는 등 ‘NG’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들의 열정은 막지 못한다. 사측에서도 유튜브 활용에 큰 관심을 보이며 카메라 지원을 약속했고, 영상 편집 담당 직원도 선발해둔 상태다.


앞으로는 연구소 3인방의 대담 형식을 기본으로 외부 전문가 초대나 특별 강연 등으로 형식의 다양화를 꾀할 계획이다. 지난달 29일 시도했던 판문점 투어 같은 현장 로드쇼나 주요 현안 라이브 방송도 구상 중이다. 김중배 기자는 “최종 지향은 라이브 방송”이라며 “휴대폰 3대만 있으면 3원 생중계도 가능하기 때문에 기술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조-미 관계가 잘 풀리면 방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부소장은 “많은 사람들이 ‘북맹’ 현실에서 벗어나 북한을 제대로 이해하고 인식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남북 화해와 민족이 다시 하나 되는데 작은 기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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