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달라졌기에…SBS 보도국은 지금 취재 경쟁 후끈

이달의 기자상 7회 연속 수상

  • 페이스북
  • 트위치

최근 SBS 보도국이 심상치 않다. SBS는 올해 일곱 달 연속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을 배출했다. 방송기자연합회 ‘이달의 방송기자상’도 마찬가지다. 상이 전부는 아닐지언정 언론사의 상황을 가늠할 지표라는 점은 분명하다. 도대체 어떤 변화가 이 같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일까.


SBS기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성역 없는 보도’가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가 자리잡았다고 말한다.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사주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사장과 보도본부장 등에 대한 임명동의제 실시였다. 사장과 각 본부 책임자가 일정 규모 동의 없인 임명될 수 없는 만큼 일반 기자들의 의사를 강력하게 반영할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SBS A기자는 “노조위원장 출신 보도본부장이 예전처럼 하면 가만 안 있을 거란 믿음이 있다”면서 “근본적으론 임명동의제 도입이 크다. 책임본부제가 사규에 있는데도 부장급에 특파원 인사까지 윗선에 오케이를 받는 일들이 있었고, 간섭도 많았다. 인사권도 제대로 못 썼는데 지금은 ‘너네가 알아서 해라’가 지켜지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3일 방송의 날 행사에 앞서 열린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SBS 탐사보도부가 대상을 수상한 모습. (SBS 8 뉴스 캡처)

▲지난 3일 방송의 날 행사에 앞서 열린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SBS 탐사보도부가 대상을 수상한 모습. (SBS 8 뉴스 캡처)

조직 분위기 쇄신 측면에선 탐사보도부의 역할이 눈에 띈다. 만성적인 인력부족에도 탐사보도부 인원은 줄지 않았다. 기존엔 못 나갔을 삼성 관련 보도 등이 잇따라 나와 그대로 보도됐고, 한 사안을 20여분 씩 다루는 ‘스타일’이 자리 잡는다. 뉴스룸 타 부서까지 보도 심층성을 두고 경쟁하는 분위기도 확립됐다.

 

B기자는 “‘탐사보도부는 센 거 하고 우린 발생기사 뒤치다꺼리하냐’는 일선 부서들의 불만도 있다. 홈런을 치니 믿어주는 게 있고 분위기도 많이 잦아든 것”이라며 “자잘한 발생이나 기획은 안 받아주니 탐사부만큼은 아니어도 부서별로 굵직한 걸 해보자며 탐사성 경쟁을 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타 언론사 우수 기자 영입과 관리, 보도 부문에 대한 회사 측의 배려도 현 SBS뉴스의 힘으로 거론된다. C기자는 “타사에서 잘 한다는 기자들이 오지 않나. 일하는 데선 거의 차별이 없으니 금세 적응하고 좋은 퍼포먼스로 이어진다”면서 “아시안게임 같은 이벤트가 있으면 뉴스편성도 들쭉날쭉해지는데 이번 주(8월 마지막 주) 경우 ‘뉴스 정시성’을 지켜달라고 요구했고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다만 SBS에도 불안요소가 없지 않다. 기존 JTBC의 꾸준한 시청률에 최근 MBC의 선전이 겹치며 고민스럽다. SBS 홍보팀 관계자는 올해 '2049', '3049' 시청률을 언급하며 동시간대 뉴스 1위라고 했지만 본보 조사결과 지난 7월 평일(월~금요일)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밤 8시대 뉴스 평균 시청률만 보면 JTBC(6.59%)가 SBS(6.13%)보다 높았다. 같은 달 MBC는 3.38%였지만 최근 들어 9%대 시청률도 기록하며 추격하고 있다. 또 타 지상파보다 기자수가 적은 SBS에 주 52시간 상한 근로 적용에 따른 여파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문제도 있다. 통상 SBS 기자 수는 KBS의 2분의 1, MBC의 3분의 2정도로 본다.


D기자는 “당장 68시간 체제에서도 몇 개 출입처를 포괄로 맡으며 업무연속성이 떨어지고 기사 품질보장이 쉽지 않아지는데 52시간이 되는 내년에도 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청률 너머 기자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매체 영향력이 JTBC에 뒤지는 게 있다. MBC가 살아나며 시청층이 잠식되는 것도 고민”이라고 부연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최승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