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북한 방송' 합법적으로 보는 이 곳

연합 본사 '북한 모니터링실'
국내 북한 뉴스의 산실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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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본사 7층 편집국 가장 안쪽에 자리한 통일외교부. 그 지근거리에 모니터링실<사진>이 하나 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 ‘북한 권력기구’ 등의 포스터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금수산 궁전 등의 사진이 가득 붙어 있는 방이다. 한쪽 벽면엔 ‘평양시내 전도’, 다른 쪽 벽면엔 서울과 평양 시간을 알려주는 디지털 시계 두 개가 걸려있는 이 곳은 연합뉴스 통일외교부의 북한매체 모니터링실이다.


모니터링실은 국내 북한뉴스의 산실 역할을 한다. 신문, 방송, 통신, 라디오 등 국내에선 가장 많은 북한 매체와 계약을 맺고 기사를 공급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2002년 9월 조선신보와 사진 교환·배포 계약을 맺은 데 이어 그 해 12월엔 조선중앙통신과 단독 기사수신 계약을 체결했고, 이 즈음 조선중앙TV와도 수신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3월엔 노동신문과도 단독계약을 맺어 매일 PDF 판과 기사를 받아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신인 내외통신에서 인수받은 북한 라디오방송 단파 수신기를 통해 대내용인 중앙방송과 대외용인 평양방송 등 두 개의 라디오방송 역시 수신하고 있다.



인교준 연합뉴스 통일외교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의 경우 일본의 조선통신이라는 회사를 매개로 간접계약을 맺었고 노동신문도 조선미디어라는 회사와 정식 계약을 맺었다”며 “비용은 계약 사항이라 말할 수 없지만 부담이 적지 않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조선중앙통신 기사의 경우 정부와 계약을 맺어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통일부가 취재 편의를 돕기 위해 출입 기자단에 전달하는 내용이 바로 이것이다. 인교준 부장은 “실시간으로 조선중앙통신에서 나오는 발표는 정부가 따로 받아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내용을 받아 대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북한엔 이들 매체를 포함해 약 35개의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어 마음만 먹는다면 굳이 계약을 맺지 않아도 북한 뉴스를 볼 수 있다. 다만 실시간 모니터링은 인력 면에서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연합뉴스의 경우 6명의 모니터링 인원이 교대로 24시간 북한 보도를 살피고 있다. 나기성 연합뉴스 모니터팀장은 “조선중앙TV의 경우 평일엔 오후 3시에서 11시까지, 공휴일엔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방송되기 때문에 주말에도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며 “눈에 띄는 보도가 있으면 통일외교부 기자들에게 내용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통일외교부엔 현재 통일·외교·국방부 기자 6명에 북한부 기자 6명까지 총 12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기자들은 모니터링실과 유기적으로 협조하며, 조선중앙통신의 경우엔 기자들이 허가권을 받아 모니터링실을 통하지 않고도 내용을 보고 바로 기사를 출고한다. 인교준 부장은 “북한 관련 주요 뉴스들이 이 곳 모니터링실을 통해 나오고 있지만 모든 뉴스를 우리가 단독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공익적인 측면에서 북한 보도를 하고 있느냐다. 다른 매체와 경쟁하기보다 보도 내용이 잘못 나가지 않게 집중하고, 설령 실수가 있더라도 솔직하게 얘기하고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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