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만 되면, 왠지 SBS 개표방송이 기다려진다

이색 개표방송 이번에도 화제

  • 페이스북
  • 트위치


“이 정도면 SBS 도핑 테스트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지난 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방송을 보던 한 시청자가 유튜브에 남긴 댓글이다. 이날 SBS 개표방송 시청자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약 빨았다” “개표방송에선 독보적” “SBS가 선거 방송 시스템의 약자라면서요?” 등등이다.


SBS는 지난 2012년 총선 이후로 ‘개표방송의 명가’라는 명성을 굳건히 하고 있다. 당시 독자적으로 개발한 바이폰(VIPON·투표 정보 처리 시스템)으로 매 선거 때마다 시선을 사로잡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어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SBS는 2017년 대선 때의 ‘왕좌의 게임’을 잇는 명작 스토리 바이폰을 이번엔 ‘해리포터 시리즈’로 잡고 이를 오마주해 후보들 간 접전을 보여줬다. 또 Mnet의 ‘프로듀스 101’을 패러디한 ‘센터선발전’에선 전국 시도지사 후보 70여명이 총출동해 춤을 추고 아이돌 같은 포즈를 취해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레드벨벳의 ‘빨간 맛’과 만화 ‘세일러문’의 주제가를 BGM으로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주요 후보들의 출구조사 결과를 보여준 것 역시 곳곳에 자리한 ‘이스터에그(개발자가 재미로 숨겨놓은 메시지나 기능)’들로 많은 바이럴을 일으켰다.



김우식 SBS 선거방송기획팀장은 “사실 부담감이 상당히 컸다. 이미 지난해 ‘왕좌의 게임’으로 시청자들은 SBS 개표방송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데 제대로 하지 못하면 이번 지선뿐만 아니라 다음 총선, 대선에까지 영향을 줄까봐 팀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개표방송 준비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다. 개표방송 경험이 없던 김우식 팀장과 이승재 차장이 담당해 한 달 내내 작가를 구하고 올해 초부터 인력을 끌어모아 그래픽, 세트, VCR, 월소스 작업을 차례차례 진행했다. 당일 진행 외에 사전 준비 작업에 참여한 사람은 모두 50여명. 과거 개표방송 때보다 1/3 가량 적은 인력이 제작에 참여했다.


이번 개표방송은 전날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 막판까지 방송 시간을 조율해야 했다. 다행히 회담은 하루만에 끝났고 기획팀은 준비한 것을 대방출할 수 있었다. 좋은 성적표도 받아들었다. 목표로 잡았던 2049 시청률 1위를 달성한 것은 물론 유튜브에서도 46만명이 개표방송 풀영상을 봤다. 김우식 팀장은 “시청자 타깃이 명확했고 기획팀 인원도 전부 2049 세대로 채워져 잘 준비할 수 있었다”며 “다만 바이폰으로 더 많은 것을 하는 데는 언젠가 한계가 생길 거다. 강점은 계속 살려나가되 앞으로 토크쇼 등 새로운 요소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강아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