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우린 네이버의 전략에 철저히 말려들었다"

아웃링크 결정 미룬 매체들 속사정

김달아 최승영 강아영 기자2018.05.17 11:03:17

“네이버는 언론사 사정을 너무 잘 안다. 구체적인 실행안 없이 아웃링크 할거냐 인링크에 남을 거냐는 메일부터 촉박한 답변 기한, 일방적인 모바일 뉴스 개편안, 알맹이 없는 기자간담회까지. 네이버의 작전에 언론사가 말렸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달 초 아웃링크 전환 여부를 묻는 네이버에 입장을 밝히지 않은 한 종합일간지 부장은 쓴소리를 내뱉었다. 언론사들이 유보 혹은 인링크 유지를 택하도록 네이버가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웃링크·인링크 중 하나를 정하라는 네이버의 메일에 콘텐츠제휴(CP) 언론사 70여곳 가운데 70%가 응답했고 이중 절반은 유보, 나머지는 인링크, 1개사만이 아웃링크에 찬성했다. 그간 아웃링크 전환을 외쳐온 주요 매체들은 네이버에 의견을 전하지 않거나 유보 입장을 냈다. 



각 언론사 디지털 담당자들은 아웃링크 방향이 맞지만, 섣불리 판단하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현실적으로 유불리를 따져볼 시간부터 부족했다. 네이버는 언론사들에 아웃링크 의견을 묻는 메일을 지난달 26일 보냈다.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언론사들이 한창 분주할 때였다. 또 답변을 이달 2일 오후 1시까지 요구했으니, 언론사들이 내부 논의를 할 수 있었던 시간은 주말을 제외하면 고작 사흘이었다.


네이버가 제시한 아웃링크 조건이나 방향도 뚜렷하지 않았다. 네이버도 해당 메일에서 “구체적인 실행안을 가지고 취사선택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단계별, 매체별 적용 선택안 등을 자세히 제시하지 못하는 점 양해 구한다”고 했다. 지난 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내놓은 답변도 언론사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엔 부족했다는 평이 많았다. 박현갑 서울신문 온라인뉴스국장(한국온라인신문협회장)은 “개별 언론사와 협의해 아웃링크, 인링크를 정하겠다는 게 네이버가 준 정보의 전부”라며 “아직 명쾌한 입장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언론사에게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건 본질에서 벗어난 이야기”라고 말했다.


CP 언론사가 네이버에 받는 전재료도 결정 유보에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가 아웃링크 언론사에 전재료는 없다고 선을 그은 만큼, 주요 매체들이 매년 받아온 수십억원을 당장 포기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한 경제일간지 디지털 실무자는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전재료 공백을 광고수익으로 대체하기 어렵다”며 “아웃링크하면 언론사 홈페이지에 지저분하게 붙어있는 광고부터 정리해야 하고 서버 관리, 인력 채용에 추가로 돈이 든다. 결정을 미루고 지켜보자는 게 지금 내릴 수 있는 결론”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담당자들은 아웃링크 시 전재료를 포기해야할 뿐 아니라 상당한 투자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산정해본 곳도 없다. 사흘 안에 아웃링크 전환 여부를 결정할 수 없었던 또 다른 이유다. 또 다른 경제지 디지털미디어부장은 “원칙적으로는 아웃링크로 가야 한다고 본다. 다만 대규모 투자를 통해 언론사 홈페이지 개선 같은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아웃링크에선 언론사의 경쟁력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선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5일 한국신문협회는 네이버 뉴스서비스 개편 관련 성명을 내고 “포털 뉴스서비스의 아웃링크를 법률로 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문협회는 “네이버의 개편안 발표는 댓글조작 방치에 대한 비판여론을 일시적으로 무마하려는 저의로 볼 수밖에 없다”며 “다른 포털 사업자가 인링크 방식을 고수할 경우 네이버만의 아웃링크는 의미가 무색해진다. 제2, 제3의 네이버가 나타나 담론시장의 혼탁은 지속되며 결국은 포털 전체가 과거로 회귀할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김달아·최승영·강아영 기자 bliss@journalist.or.kr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