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안철수 논문 표절 의혹' 보도한 기자 해고

  • 페이스북
  • 트위치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무소속 안철수 후보(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을 보도한 MBC 기자가 해고됐다.

 

MBC11일 오후 인사발령을 통해 당시 해당 보도를 한 현모 기자를 취업규칙 등 위반을 사유로 해고했다. 현 기자는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둔 101일부터 <뉴스데스크><뉴스투데이>를 통해 안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에 표절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MBC 사옥.

▲MBC 사옥.

하지만 지난 4MBC 정상화위원회는 현 기자가 보도한 안철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기사가 사실상 조작이었다며 자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정상화위원회는 해당 논문에 대해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는 취재원과 인터뷰이의 신원은 불분명한 반면 표절이 아니라고 인터뷰한 교수들은 아예 보도 내용에서 배제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201210MBC 정치부 기자들은 안철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SH교수와 YK교수를 인터뷰 했는데, 이들은 표절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H교수는 학자로서 윤리검증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한 마디로 표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K교수는 표절이라고 말하는 것은 시비를 거는 것밖에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난 것. 이 두 교수의 인터뷰는 실제 보도에 사용되지 않았다.

 

반면 뉴스에는 해당 논문이 표절이라고 말한 두 명의 인터뷰의 멘트가 들어갔다. 한 명은 사립대 자연과학 계열 A교수이고 다른 한 명은 사립대학 의과대학 B교수로 돼 있는데 모두 음성변조 상태로 방송됐다. 더욱 석연찮은 부분은 이들이 누구인지에 대해 현 기자가 기억할 수 없다고 말했다는 점이다.

 

맨 처음 표절의혹을 제기했다는 취재원도 정체불명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 기자는 “20129월 말 국회 복도에서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취재원을 만나 표절 의혹이 정리된 문건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취재원의 이름과 소속을 기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취재원을 소개해준 지인은 그 후 사망했다.

 

현 기자는 정상화위 조사에서 김장겸 당시 정치부장이 주도했으며 부장의 지시를 거부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다. MBC는 현 기자가 사규 취업규칙 제 6조의 1(정치적 중립성), 방송강령과 방송제작 가이드라인, 윤리강령을 위반했다고 보고,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해고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이진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