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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등 국정농단 피고인들 판결문 공개”

최지용 오마이뉴스 법조팀장 “법원의 판결문 열람제한 등 폐쇄성서 사법 불신 생겨”

강아영 기자2018.05.03 10:48:22

최지용 오마이뉴스 법조팀장.

▲최지용 오마이뉴스 법조팀장.

‘오마이뉴스는 박근혜를 비롯해 국정농단에 가담한 피고인들의 재판 판결문을 공개합니다.’


지난달 23일 오마이뉴스는 박 전 대통령의 1심 판결문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1심 판결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심 판결문 등 총 24개의 판결문을 공개했다. 모두 국정농단에 가담해 재판을 받은 또는 받고 있는 피고인들의 판결문이다. 오마이뉴스는 이를 ‘열린판결문’이라는 서비스로 부르며 “지속적인 판결문 공개를 위해 새로 구축한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열린판결문은 지난 2월 말부터 기획됐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판결문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법조기자단으로부터 출입정지 1년이라는 징계를 받은 오마이뉴스 법조기자들은 판결문 공개 제도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최지용 오마이뉴스 법조팀장은 “2014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1심 판결문을 공개했을 때 별 탈 없이 넘어가 그 정도 여파가 있을 줄은 몰랐다. 고의는 없었다”면서도 “당시 징계 과정을 계기로 판결문 공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판결문은 한 마디로 보기도, 공개하기도 어려웠다. 판결문 검색을 위해 법원이 부여한 사건번호를 알아내고, 법원 사이트에서 검색한 후에 판결문 사본 열람신청을 해야 하는 과정, 길게 2주 걸려 받아보는 판결문이 온통 비실명화돼 알아보기조차 힘든 현실은 열린판결문 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는 열망의 동력이 됐다.


오마이뉴스 '열린판결문'.

▲오마이뉴스 '열린판결문'.


논의 끝에 법조기자 3명과 전략기획팀, 서비스개발팀, 디자인팀까지 8~9명이 달라붙어 작업을 시작했다. 최지용 팀장은 “처음부터 상시적인 서비스로 기획한 건 아니었는데 논의 과정에서 사이즈가 커졌다”며 “단순 그래픽 작업이 아니라 내부 사이트에 판결문 등록 메뉴를 만들어 파일만 있으면 바로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개발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고생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혹시라도 있을 기자단 조기 복귀에 영향을 미칠지 조심스럽기도 했다. 최 팀장은 “지금도 징계 중이라 취재에 지장을 많이 받고 있는데 복귀에 걸림돌이 될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럼에도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업이라 생각해 미리 법조기자단 간사에 서비스 내용을 전달하고 사전 의견을 구했다. 법원 쪽에도 서비스 내용을 알리고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지가 있는지 물었다”고 전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이들이 판결문을 공개하는 이유는 결국 법원을 자극하기 위해서다. 국민의 알 권리가 있음에도 쉬이 결정되는 판결문 열람 제한이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는 헌법의 취지와 반대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 팀장은 “사법 불신이 팽배해지는 것도 이 같은 폐쇄성에서 기인한다”면서 “한편으론 기자들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돼 떳떳하게 판결문을 요구하고 공개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국정농단 사건의 판결을 비롯해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주요 사건의 판결을 계속 공개할 예정이다. 최 팀장은 “사실 판결문을 공개한다고 많은 시민이 다운 받아서 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언제든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과 접근하지 못하는 건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계속 판결문을 공개할 거다. 항소심 상고심 파기환송심 재상고심까지 업데이트하고 MB 재판도 지속적으로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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