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현 전 KBS 사장, 연임 위해 인천상륙작전 투자?

KBS 11일 전 정권 화이트리스트 보도하며 인천상륙작전 사례 내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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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11일 조대현 전 사장이 연임을 위해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투자했다고 폭로했다.

▲KBS는 11일 조대현 전 사장이 연임을 위해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투자했다고 폭로했다.

조대현 전 KBS 사장이 연임을 위해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투자했다는 보도가 KBS에서 나왔다. 조 전 사장이 연임 결정 5개월을 앞두고 ‘좌파 누명’을 벗기 위해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화이트리스트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30억원을 투자했다는 내용이다.


인천상륙작전 제작사 정태원 대표는 11일 KBS ‘뉴스9’에서 영화의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정태원 대표는 “2015년 6월24일 김상률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새누리당 모 의원과 저녁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조대현 사장에게 좌파 프레임을 씌워 그 사람은 차기 사장에 안 된다는 식의 얘기가 나왔다”며 “특히 그 날 KBS 9시 뉴스에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 정부의 일본 망명 타진설이 보도됐는데 (보도가 나갔다는) 전화를 받더니 (조 사장이) 좌파 맞다고 하더라. 다음날 친분이 있던 조 사장에게 직접 연락해 전날 대화내용을 전하며 ‘인천상륙작전 투자를 하면 누명은 벗지 않을까’ 제안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조 전 사장은 “어 그거 괜찮은데? 내가 알아볼게. 얼마면 되냐”고 물었고 며칠 뒤엔 KBS 본사에서 20억원, 자회사에서 10억원을 투자받았다. 정 대표는 “5억원이나 10억원 정도 투자 받으면 좋고 이런 마음으로 갔는데 이런 큰 금액을 투자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며 “조 사장이 승부수를 띄운 게 아닌가. 재기의 발판을 이걸로 삼으시려고 한 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천상륙작전 제작사 정태원 대표가 11일 KBS '뉴스9'에서 영화 투자 배경을 설명하는 모습.

▲인천상륙작전 제작사 정태원 대표가 11일 KBS '뉴스9'에서 영화 투자 배경을 설명하는 모습.


조 전 사장은 이런 시도에도 결국 연임에 실패했다. KBS는 “하지만 비상식적인 행보는 후임 고대영 사장의 취임 후에도 계속됐다”며 “인천상륙작전 개봉을 즈음해 낯 뜨거운 홍보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당시 9시 뉴스에 방송된 인천상륙작전 홍보성 리포트는 15건, 관련 뉴스를 합치면 50건이 넘었다. KBS는 “노골적인 홍보에도 평단에서는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정태원 대표는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홍 모 당시 KBS 미래사업본부장에게 평론가를 비판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그 뒤 KBS 뉴스 편집회의에선 평론가들이 이념으로 평론을 한다는 간부들의 성토가 이어졌고, 정 모 당시 통합뉴스룸 국장은 관객과 따로 가는 전문가 평점 문제를 취재해 보도하라고 지시했다. 기자들이 객관성을 잃은 자사 편향 보도라며 지시를 거부하자 돌아온 건 징계였다”고 보도했다.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홍보성 리포트 제작지시를 거부한 문화부의 송명훈, 서영민 기자는 감봉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후 두 기자는 징계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고 지난해 6월2일 두 기자에게 내려진 징계는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당시 재판부는 “원고(서영민, 송명훈 기자)들은 KBS 방송 편성규약 제6조 제3항에 따라 자신의 신념과 실체적 진실에 반하는 프로그램의 취재 및 제작을 강요받아 이를 거부했거나 최소한 자신의 신념과 실체적 진실에 반한다고 믿었다”며 “그러한 믿음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이므로, 원고들의 행위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한편 정 대표에게 보도 청탁을 받은 홍 모 전 미래사업본부장은 KBS에서 당시 정 모 통합뉴스룸 국장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한 기억은 있지만 뉴스를 할지 말지는 보도본부가 결정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보도를 지시한 정 모 국장 역시 회의에서 의견이 나와 취재를 지시했을 뿐, 인천상륙작전 관련 리포트가 많았던 건 호국보훈의 달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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