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기자들, 왜 다시 파업 나섰나

뉴시스 노조 13~14일 2차 시한부 파업 돌입
사측 대화 거부…노사 갈등 장기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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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노조가 13일 2차 시한부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뉴시스가 입주해 있는 남산스퀘어빌딩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측의 무책임한 교섭 태도를 규탄했다. (김달아 기자)

▲뉴시스 노조가 13일 2차 시한부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뉴시스가 입주해 있는 남산스퀘어빌딩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측의 무책임한 교섭 태도를 규탄했다. (김달아 기자)


뉴시스 노조가 2차 시한부 파업에 돌입했다. 기자들은 평창올림픽에서, 최순실 선고가 내려지는 법정에서, 또 다른 현장에서 펜과 카메라를 내려놨다. 임단협 잠정 합의안이 부결된 이후 사측이 교섭을 거부하면서 노사 갈등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언론노조 뉴시스지부는 13일부터 이틀간의 시한부 파업을 시작했다. 지난 7~8일 1차 파업에 이어 두 번째다. (△관련기사 : 뉴시스 노사 합의안 불발 "8일까지 파업") 이들은 13일 오전 뉴시스가 입주해 있는 서울 남산스퀘어빌딩 앞에서 사측의 무책임한 교섭 태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파업에 들어갔다. 


임금‧단체협상을 둘러싸고 오랜 시간 대립해온 뉴시스 노사는 지난 7일 12시간이 넘는 마라톤협상 끝에 '2017 임금‧단체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안은 △2017년도 기본급 1% 인상(호봉제 기본승급분 2.7% 제외) △연봉제 직원은 연봉협상 때 호봉제 직원의 임금인상분(자동승급분 포함)에 ±α를 적용토록 한다. 불이익이 없도록 노력한다 △성과급 평가 방식은 노사가 협의해 결정한다. 구체적인 방안은 노사협의회를 열어 논의한다 등 3가지다.


노조는 같은 날 오후 조합원 총회를 열고 잠정안을 표결에 부쳤다. 그러나 이 안은 반대 61%(50명)로 부결됐다. 합의 내용이 조합원 중 30% 가량인 연봉제 사원들에게 불리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대해 신정원 언론노조 뉴시스지부장은 "(김형기 대표가 노사 협의 과정에서) 연봉제에 호봉승급분을 적용할 때 총액 기준으로 하겠다더니 (총회에서는) 올해에는 배려 차원에서 이미 지급했기 때문에 더 낮은 수준의 기본급을 기준으로 하겠다고 했다"며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이 발언이 김 대표의 착오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이 표결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했음에도 김 대표는 제대로 알아보지 않았다"며 "오히려 노조가 꼬투리를 잡고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노조가 13일 2차 시한부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뉴시스가 입주해 있는 남산스퀘어빌딩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측의 무책임한 교섭 태도를 규탄했다. 출근하는 시민들이 뉴시스 노조의 집회현장을 지나쳐가고 있다.  (김달아 기자)

▲뉴시스 노조가 13일 2차 시한부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뉴시스가 입주해 있는 남산스퀘어빌딩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측의 무책임한 교섭 태도를 규탄했다. 출근하는 시민들이 뉴시스 노조의 집회현장을 지나쳐가고 있다. (김달아 기자)


노조는 합의안 부결의 원인이 부정확한 정보를 준 김 대표에게 있다면서 사과와 책임을 요구했다. 이어 12일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만든 수정안을 사측에 제시하며 교섭 재개를 요청했다. 노조 수정안에는 연봉제 사원들에게 매년 호봉제 자동승급률 만큼의 인상분을 보장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사측은 노조 수정안을 거부했다. 앞서 잠정안에서 제시했던 기본급 1% 인상 등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정문재 뉴시스 기획조정실장은 "지난 7일 노사 협의 당시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합의내용을 모두 철회하고 더 이상 협상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했다. 그런데 노조가 (1차) 파업을 하지 않았느냐"며 "노조가 먼저 회사를 무시하고 신의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신정원 지부장은 13일 집회에서 "노조는 이 국면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회사는 파업하려면 하라고 배짱을 부린다"며 "경영진의 무대포식 경영과 무책임함, 무능함에 분노한다. 오늘 두 번째 파업에 돌입한다. 어차피 겪어야 할 진통이라면 제가 앞장 서 짊어지겠다"고 밝혔다.


노사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남문현 뉴시스 편집국장은 12일 평창올림픽 취재팀에 철수 명령을 내렸다. 노조는 지난달 30일부터 오전 9시~오후 6시까지만 근무하는 쟁의행위를 벌이고 있다. 평창취재팀 기자들도 여기에 해당한다. 정문재 실장은 "주요 경기는 오후 6시 이후 치러지는데 기사가 안나온다"며 "현지 취재가 의미없기 때문에 취재진을 철수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취재팀 중 일부 기자들이 서울로 복귀했다.


13일 집회에서 이재훈 뉴시스 기자는 "평창올림픽을 담당하는 스포츠부와 사진부 동료들에게 존경과 위로를 표한다. 가장 중요한 순간을 포기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뉴시스를 좋아하고 앞으로도 좋아하고 싶다. 경영진과 사원들이 서로 이해하고 토닥이면서 성장하는 뉴시스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조성봉 사진부 기자는 "뉴시스는 머니투데이그룹 경영진만의 것이 아니라 기자, 임직원 우리 모든 구성원의 것"이라며 "오늘(13일) 국정농단 최순실 선고 취재를 얼마나 기다려왔나. 취재현장도 중요하지만 사랑하는 뉴시스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이 추위에 땅바닥에 앉아 투쟁을 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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