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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기자회견까지 자청했지만…진화는커녕 아득한 정상화

김달아 기자2018.01.10 14:46:39

최남수 사장
노종면 재지명 확정하지 않아
인사권 이슈로 혼란초래 판단
인사권 명확히하면 합의 이행

노조
수차례 구두 약속하고 파기
인사권 보장 요구한 적 없어
10일 파업 찬반투표함 개봉



노사합의로 정상화 발판을 마련했던 YTN이 또다시 삐걱거리고 있다. 3자(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박진수 YTN지부장·최남수 YTN 사장) 합의가 사실상 파기되면서 노사관계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극한으로 치닫던 ‘YTN 사태’는 언론노조가 중재자로 나서면서 출구를 찾았다. 노사가 협상 테이블에 앉았고 지난달 27일 합의안이 발표됐다. △‘YTN 바로세우기 및 미래발전위원회’ 설치 △2008년 7월 구본홍 사장 취임 이후 3년 이상 보직(부팀장) 맡았던 간부는 위원회 설치 전까지 보직 임명 잠정 보류 △혁신TF안 성공적 실현 노력 △사장은 보도국의 독립적 운영 보장하고 최대한 지원 △사장은 첫 인사에서 조직혁신과 인사혁신 단행 △12월28일 최남수 사장 내정자 선임 협조 등 7가지가 담겼다.


최남수 YTN 사장이 8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YTN 사태의 본질은 ‘합의 파기’가 아니라 적법·정당하게 선임된 사장에 대해 노조가 ‘인사권’을 확보해 사장을 고립시키고 결국 낙마하게 만들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최남수 YTN 사장이 8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YTN 사태의 본질은 ‘합의 파기’가 아니라 적법·정당하게 선임된 사장에 대해 노조가 ‘인사권’을 확보해 사장을 고립시키고 결국 낙마하게 만들려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합의가 깨지면서 YTN 사태는 재발했다. 지난 5일 최 사장이 보도국장에 송태엽 부국장을 지명하자, 노조는 “최 사장이 3일까지 노종면 기자를 보도국장으로 재지명하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며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3자 협상 과정에서 오간 대화와 합의안에 대한 해석까지 엇갈리는 상황. 지난 8일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최남수 사장, 박진수 YTN지부장·권준기 사무국장이 각각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나온 발언을 중심으로 핵심 쟁점을 짚어봤다.

노종면 재지명 약속? 누가 합의 어겼나
김 위원장은 최 사장과의 별도 면담에서 노 기자를 보도국장 내정자로 지명하는 데 동의가 있었고 구두합의라는 점도 수차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YTN지부도 같은 입장이다.


노조가 5일 공개한 협상장 녹취록에 실린 최 사장의 발언은 ‘보도국장은 해직자 중에 한 명 미루어 짐작 하시면 알 겁니다. 노조가 취임을 전제로 26일쯤 (보도국장 내정을) 제안하면 제가 3일까지 답을 주면 되잖아요.’, ‘노조는 (보도국장) 내정자에 대해 동일한 입장이잖아요’ 등이다. 또 김 위원장이 ‘보도국장 문제는 다 클리어 된 거죠?’라고 묻자 최 사장은 ‘네’라고 답한다.


최 사장은 보도국장 지명 기한을 넘긴 것은 시인했지만 ‘노종면 재지명’을 합의하진 않았다고 반박했다. 확정적 입장을 밝힌 것이 아니라 추후 알려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주장이다.

보도국장의 인사권 논란
최 사장은 노사합의안 파기의 결정적 원인으로 ‘인사권’을 꼽는다. 인사권한이 사장에게 있다는 것만 인정하면 이 사태가 바로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왼쪽)과 권준기 사무국장이 8일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최 사장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며 “노조는 단 한 번도 인사권을 내놓으라고 한 적 없다”며 “최 사장이 노사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왼쪽)과 권준기 사무국장이 8일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최 사장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며 “노조는 단 한 번도 인사권을 내놓으라고 한 적 없다”며 “최 사장이 노사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노조와 노 기자가 보도국장의 인사권을 요구하며 경영권을 본질적으로 훼손하려 한다”며 “노 기자를 보도국장으로 지명하면 인사권 이슈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또 복직기자 중심으로 구성된 혁신TF가 만든 혁신안에도 ‘보도국장의 인사권’ ‘경영본부장 폐지’ 등 사장의 고유권한을 훼손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우려했다.


YTN지부는 협상과정에서 보도국장의 인사권을 요구하거나 보장해달라고 한 적이 없다고 했다. 박 지부장은 오히려 ‘인사권은 사장에 있다’고 밝혔다고 했다. 권 사무국장은 “최 사장은 노조의 인사권 요구로 합의가 파기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도 협상과정에서 보도국장의 인사권이 아닌, 인사제청권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최 사장이 어느 순간부터 노조가 인사권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노조가 일부 공개한 혁신안을 보면 최 사장의 ‘인사권 우려’는 더욱 설득력을 잃는다. 내용에 ‘인사권’이라는 단어가 1번 들어가는데, 실질적인 인사권 행사는 ‘보도국장이 책임과 권한을 공유할 에디터 4명을 함께 제시’하는 데 그친다. 권 사무국장은 “혁신TF는 노조 조직도 아니고 사측이 인사발령을 낸 공식 기구”라며 “더구나 하나의 방안일 뿐이다. 받아들일지 말지는 사장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뢰 잃은 노사, 아득한 YTN 정상화
최 사장은 “9년 만에 돌아온 YTN에서 상처를 많이 받았다”면서 “노사 간에 신뢰는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인사권 이슈가 ‘클리어’ 되면 합의를 이행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지부장은 “이 문제는 이미 ‘클리어’ 된 부분이다. 최 사장의 기자회견에서 진실은 하나도 없었다”며 “노사 합의는 최남수씨가 사장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이었기 때문에 더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최 사장은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노조는 최 사장의 출근저지 투쟁을 이어가면서 언론노조 중재로 개봉하지 않았던 파업 찬반투표함을 10일 열기로 했다. 투표 참가율이 80%를 웃도는 상황에서 파업돌입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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