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수 'YTN 적폐청산' 요구 응답할까

"큰틀 공감…통합 해치지 않아야"
노조, 청산 시스템 구체화 요구

  • 페이스북
  • 트위치

최남수 YTN 사장 내정자

▲최남수 YTN 사장 내정자

최남수 YTN 사장 내정자가 ‘적폐청산’과 관련해 “큰 틀에 있어서 분명히 공감하고 있다”며 “구성원들의 의사를 반영해 개혁적인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보도국장으로 내정된 노종면 기자가 ‘최남수 사장 내정자의 적폐청산 의지를 확인해 달라’고 노조에 요청한 데 대한 입장이다.


최 내정자는 5일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그간의 보도 왜곡, 인사 전횡 등 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또 확인을 해야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노조와의 협상을 통해 ‘적폐청산 위원회’ 등을 갖추고, 여론몰이식으로 기준 없이 인사배치하기보다는 구체적으로 예전에 있던 일 중에서 누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가려내고 검증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만 적폐청산이 또 다른 분열을 일으키거나 조직의 통합을 해치는 수준으로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YTN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한에서 과거는 정리하되, 일과 능력 중심으로 미래지향적으로 힘을 다시 이끌어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YTN 내부에서는 ‘최남수=적폐청산에 부적절한 인사’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이어오며 선임을 반발해 온 바 있다. 지난 이명박 정부 하에서 공정방송을 외치다 해고와 정직 등 징계를 받고 상처를 이어온 YTN으로서는 혁신적인 인사가 사장으로 와야 하는데, 외부인사인 최 내정자의 경우 적폐 인사들이 ‘줄대기’를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지명된 노종면 보도국장 내정자도 이와 같은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 글을 사내게시판에 올렸다. 노 기자는 1일 “시대의 요구이자 YTN 혁신의 출발이어야 할 적폐청산이 흔들림 없이 실행될 수 있는 것인지 그 구체적 방안을 (최 내정자로부터) 확인하고, 적폐청산의 선명한 기준과 단단한 제도를 확보해 달라”고 노조에 요청했다.


최 내정자의 적폐청산 의지를 확인해야 보도국장 제의를 수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노 기자는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보도국장 정견 발표 시한이 오는 7일 오전까지다. 노조위원장과 최 내정자가 만나서 합의가 명확히 되면 정견 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08년 이명박 정권 당시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하다 해고됐다 올 8월 복직된 인사로, 지난달 30일 신임 보도국장으로 선임됐다.


노 기자의 이번 요청에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5일 최 내정자와 협상을 시작했다. 적폐청산이라는 큰 틀을 넘어 구체적인 실행안을 합의하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박 지부장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만나서 본격적으로 논의를 해봐야 알 것 같다”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권준기 YTN지부 사무국장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라면서도 “통합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적폐청산을 하겠다는 계획은 누구나 얘기할 수 있는 말로, 우려스런 지점이다. 사장 내정자라면 적어도 구성원의 눈높이에 맞는 약속이나 구체적인 청산 시스템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내정자는 “적폐청산이라는 큰 정신이 서로 확인되면 구체적인 부분에서 이견이 있더라도 주주총회까지 시간이 있으니 좀 더 합의해나가고 취임 이후에도 논의해나갈 생각”이라며 “적폐청산과 관련해 적극적인 의지가 있고 그 의지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만큼, 노조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전향적으로 논의하고 진심과 진정성을 보여주겠다”고 전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이진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