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장 후보 정견발표회 열려

11일 선거… 정규성‧손균근‧문관현 후보

오는 11일 치러지는 제46대 한국기자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정규성‧손균근‧문관현 후보(왼쪽부터 기호순)가 4일 기자협회 회의실에서 정견과 주요 공약을 발표했다.

▲오는 11일 치러지는 제46대 한국기자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정규성‧손균근‧문관현 후보(왼쪽부터 기호순)가 4일 기자협회 회의실에서 정견과 주요 공약을 발표했다.


오는 11일 치러지는 제46대 한국기자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정규성‧손균근‧문관현 후보(기호순)가 4일 기자협회 회의실에서 정견과 주요 공약을 발표했다. 이날 정견 발표회는 온라인으로 생중계됐으며 선거 전날인 10일까지 기자협회 홈페이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기자협회장 출마 이유를 묻는 질문에 기호 1번 정규성 후보(대구일보 서울지역본부 부국장대우)는 “제45대 기자협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통령 선거 TV 합동토론회 개최, 회비 내역 공개, 인사추천위원회 신설 등 저널리즘 발전과 회원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공영방송 정상화, 신문구독 비용에 대한 소득공제, 언론인공제회, 지역신문활성화 조례 제정 등을 마무리하기 위해 결심했다. 꿈과 희망을 주는 기자협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호 2번 손균근 후보(국제신문 서울본부 경제부장)는 “언론의 위기 상황에서 기자협회는 무기력, 무능했다”며 “언론자유 본연의 역할로 재무장하고 화합과 통합의 토대 위에 시대적 요구를 실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 후보는 “기자협회 미래전략기획특별위원장을 맡아 개혁을 고민해왔다”며 “모든 기자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바꿀 것이다. 기자협회, 언론노조, PD연합회 등과 언론평의회를 만들어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기호 3번 문관현 후보(연합뉴스 통일외교부 부장대우)는 “언론인들이 기레기 취급받으며 일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어 출마했다”며 “기자협회를 중심으로 땅에 떨어진 기자들의 위상, 무너진 대한민국 기자의 자존심을 다시 세우고 싶다”고 했다. 문 후보는 “전국부 광주지사에서 첫 기자생활을 시작했고 연합뉴스TV 방송기자, 기획조정실, 기자협회 부회장과 편집위원 등을 역임했다”며 “소통과 화합의 기자협회, 덧셈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덧붙였다.


세 후보는 주요 공약, 기자들의 자질 향상 방안, 지역 기자들의 취재환경 개선, 국제·남북한 언론 교류 활성화 등에 대해서도 밝혔다. 답변 순서는 후보별로 번갈아가면서 진행됐다.


다음은 주요 질문과 후보들의 답변 요약문.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공약과 실행 계획.
-손균근 : 회장 연임제를 폐지하고 통합집행부를 신설하겠다. 초기 회장의 임기는 1년이었다. 6명이 연임을 했는데 부득이한 현실 때문이었다. 지금의 연임제는 기자협회를 특정세력의 전유물로 만들고 있다. 현장 기자들을 외면한 진짜 이유다. 단임제로 복귀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 방송기자연합회, 편집기자협회, 사진기자협회, 방송카메라기자협회, 조사기자협회, 영화기자협회 등 모든 기자단체가 참여하는 통합집행부 만들어 기자와 함께 호흡하는 기자협회로 혁신 하겠다.


-문관현 : 보수정권 10년이 우리 언론에 남긴 상처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았다. 한국 언론의 최대 쟁점은 공영언론 바로 세우기라고 생각한다. 기자협회에 부당노동행위 신고센터를 설립해  이용마 MBC 해직기자 등 동료들이 일터로 돌아오도록 노력하겠다. 국제기자연맹과 연대를 강화해 언론인 해고 문제를 국제적 이슈로 만들겠다.


-정규성 : 기자들이 취재 현장에서 폭력을 당하지 않고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는 취재자유침해방지위원회를 만들겠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언론인공제회법이 국회에 계류 중인데, 협회 내에 TF를 구성해 통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해외단기연수 기회를 마련하고 가정과 일 양립을 위한 유연근무제 도입, 남녀기자 누구나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언론계 전반의 문화를 바꾸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겠다.


△기자들의 전문성 강화, 자질 향상 위한 정책
-문관현 : 기자협회 강령 중 첫 번째가 자질향상이다. 기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높아지고 있는데 기자들은 이런 눈높이는 맞추기 어렵다. 기자들은 자기계발에 매진해야 한다. 전문가 초청 강연, 포럼, 전국 대학원 학위 과정 학비 지원 등 기자협회가 제도적으로,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정규성 : 제45대 기자협회장 취임 이후 삼성언론재단과 함께 언론인 강연회를 열었고 분기별로 저널리즘 컨퍼런스도 개최했다. 기자들이 자질향상을 위해 협회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실천으로 옮겨왔다. 강연을 듣는 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도록 모바일을 이용한 언론교육창구를 마련하겠다. 주니어 기자들을 대상으로 해외연수 기회를 대폭 확대하겠다.


-손균근 : (한국언론진흥재단 등이) 세미나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는데 기자협회의 역할은 실제 현장의 요구를 파악해서 반영하고 적극 지원하는 것이다. 기자들의 연수 기회가 청탁금지법 이후 줄어들었다. 그 이전 수준으로 확대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회원들을 위한 정책
-정규성 : 저 역시 지역기자에서 출발해서 열악한 취재환경 경험해봤다. 제45대 회장에 취임한 이해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 지역 언론조례 제정을 건의해왔다. 지역신문 활성화를 위한 조례가 전국으로 확대되면 지역에서 소명의식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론인공제법도 통과된다면 지금의 언론환경보다 나아질 것으로 믿는다.


-손균근 : 지방정부에 (지역 언론 활성화를 위한) 조례 제정을 강력히 요청하겠다. 지역 언론인들을 상대로 맞춤형 국내외 연수 프로그램 개발하고 지역신문특별법을 상시화 하겠다. 지역언론인클럽 회장을 받아 지역 언론 지원조례 확대를 추진한 바 있다. 시도협회장과 논의하고 이를 시도하겠다.


-문관현 : 1995년부터 4년간 지방에서 근무하면서 지방자치제 도입을 지켜봤다. 지방언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지역 회원들의 근무여건은 악화되고 업무강도는 세지고 있다. 지역 기자들의 업무실태를 파악하고 대안을 연구하는 센터를 만들고 지역 언론의 현실을 고발하는 백서를 마련하겠다. 기자협회보에 지역 코너를 신설하고 기자들의 여러 사연을 담겠다. 20년이 넘도록 속리산 위주로 열린 등반대회를 백두대간 종주행사로 만들겠다.


△국제 언론인 교류, 남북 언론인 교류 활성화
-손균근 : (기자협회 국제교류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나 공개된 자료는 거의 무의미한 수준이었다. 기존 자료에 따르면 올해만 베트남, 불가리아, 인도네시아, 중국 등과 국제 교류를 했지만 성과물이 없었다. 교류단은 어떤 기준으로 구성했는지도 불투명하다. 우리 언론현실에서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유럽과의 교류를 확대하겠다. 세계기자대회를 매년 여는 것 효율적인가 논의하겠다. 북한 언론인과의 교류는 필요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한 논의를 거치겟다.


-문관현 : 한국언론진흥재단 자료에 따르면 매년 60명의 기자들이 해외연수를 떠났지만 김영란법 도입 이후 10여명으로 대폭 줄었다. 기자협회가 김영란법 도입 과정에서 제대로 대응했나.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욕구를 충족하는 방법으로 외국 대사관, 다국적 기업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들 국가 위주로 해외 교류를 전국 기자를 대상으로 하겠다. 취재수요가 폭증하는 분쟁지역, 미수교 국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과의 교류를 통해 안정적인 취재 제도를 마련하겠다. 북한과도 조선기자동맹과 교류의 물꼬를 트겠다.


-정규성 : 기자협회 발전을 위해 외형보다는 내실을 기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올초 기자협회 총회에서 말씀드렸는데, 상대국 기자협회에서만 이해해준다면 교류방식을 2년에 한 번 정도로 바꾸려고 생각한다. 교류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껴 해외연수 기회를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경색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기 위해 남북언론인특별교류추진단을 구성하고 언론인 수호 성명 등도 발표했다. 평양에 국내 언론사 특파원을 두는 것이 가시적인 목표다.


△기자협회 기관지이자 언론 비평지 역할을 하고 있는 기자협회의 정체성, 가야할 방향. 
-정규성 : 제일 먼저 고민해야할 게 기자협회보의 언론비평 역할이다. 고품격 저널리즘을 지향한다. 과거 회원들이 기자협회보에 불만이 적지 않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회장으로 있던 지난 2년 간 납득하기 어려운 일로 비판하는 일은 없었다. 비판의 기준은 오직 저널리즘 원칙 하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자협회보는 저널리즘과 언론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건전한 비판을 할 수 있는 역할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손균근 : 기자협회보는 회장의 의지가 중요하고 편집위원과의 조화도 필요하다. 기자 권익을 옹호하는 기본 원칙에서 벗어나선 안 된다. 언론비평지라는 측면으로 언론의 파수꾼 역할을 유지하되 언론 내부의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해선 안 된다. 변화하는 언론환경 글로벌 이슈, 소통을 통해 한국 언론의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


-문관현 : 2000년부터 한국기자협회에서 최연소 최장수 편집위원을 지냈다. 다른 후보들보다 기자협회보를 바라보는 시선과 애정이 남다르다. 기대와 비판도 잘 알고 있다. 기자협회 초대회장이 1964년에 기자협회보를 만들 때 대화의 광장으로서, 과업 달성의 매체로서 기자협회보를 발간한다고 했다. 기자협회보 방향성은 언론자유 권익옹호 국제교류 등 5대 강령에 그대로 담겨있다. 지면을 늘려서 지역소식 코너도 만들고 사내승진인사, 동창회, 동호회, 부음, 결혼 등 회원들의 살아가는 소식도 담아야 한다. 시대정신을 담는 딱딱한 기사만이 아니라 말랑말랑한 생활뉴스도 회원 복지향상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편집위원들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고, 외압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


△기자들의 안전망 구축에 대한 의견
-손균근 : 기술발전에 따른 (미디어의) 변화가 있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미디어 위기는 민주주의 위기다. 기자들이 생활인으로서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망을 위해 언론인 연금제도, 국내외 헤드헌터업체과 연계한 퇴직 후 재취업 제도 등을 추진하겠다.


-문관현 : 누구나 기사를 쓸 수 있는 만인기자시대에 접어들었다. 연합뉴스에서는 로봇이 축구기사 쓰고 재난보도를 하고 있다. 이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 기획조정실에 근무하면서 앞으로 기자들은 어떤 것으로 먹거리를 창출해야 하는지, 어떻게 적응 해야하는지 심도 있는 고민을 했다. 기자들이 살아남는 방법은 시대변화를 따라갈 수 있는 안목, 적응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정보통신 강좌를 개설하겠다. 세계 흐름으로부터 한국 기자들이 눈을 뜨게 해야 한다. 시대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디지털 기자협회가 되겠다. 축구대회 행사에 연연해하지 않고 게임대회도 만들어서 디지털시대 장벽을 허물겠다.


-정규성 : 올곧은 목소리를 낸 기자들이 취재현장에서 쫓겨났다. 제45대 회장 취임 이후 부당하게 해고된 언론인 명예회복에 대한 법안을 추진했다. 앞으로 국회 통과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다. 미디어 위기와 관련해선 뉴미디어 발전으로 배를 불리고 있는 포털의 독점적인 지위를 개선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


△회비 인상과 부족한 예산을 보완할 수 있는 계획
-문관현 : 2만5000명의 변호사회 회비는 월 5만원, 10만명인 의사협회 회비는 1년에 75만원이다. 기자협회 회비는 1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액수는 작지만 회원들이 기자협회에 갖는 박탈감과 실망감은 더 크다. '기자협회가 나에게 해준 것은 무엇인가'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회비를 둘러싸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기자협회의 행정 때문이다. 회원들의 동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회비 인상은 안할 것이다. 재정적인 어려움은 선진국 사례를 연구하며 해법을 찾아보겠다.


-정규성 : 회장에 재임하면서 통상 회원들의 권익 보호 앞장서는 것보다 재정 건정성 확보에  시간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았다. 회원이 낸 1만원의 회비 사용내역을 공개했다. 회비 가운데 30%가 지회로 되돌아가고 2000원은 시도협회로 내려간다. 협회 예산 사정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우리 회원님들이 기자협회가 해주는 게 뭐가 있느냐고 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기자협회장 취임 이후 협회보 발행을 통한 광고수입, 사업이익금으로 재정건정성 도모해왔다. 회원님들께서 부담 느끼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손균근 : 회비 인상에 (회원들이) 동의하겠나. 불가능하다고 본다. 기자협회의 투명한 운영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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