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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화수분’ 사학, 부안여고의 민낯

제326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부문 / 뉴시스전북본부 강인 기자

뉴시스전북본부 강인 기자2017.11.29 15:05:17

뉴시스전북본부 강인 기자

▲뉴시스전북본부 강인 기자

지난 6월19일 늦은 밤이었다. 전북 부안의 한 학교에서 시끄러운 일이 일어난 것 같다는 제보를 받았다. 부안여고 한 체육교사가 여학생들을 상대로 수년간 저지른 성추행과 사학의 비리를 밝히기 위한 4개월 넘는 취재는 그렇게 시작됐다.


경찰이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하기 전이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침묵의 카르텔로 곪을 대로 곪아 있던 사건이 터져 학생들이 불안에 떠는 상황이었다. SNS에서는 해당 교사를 고발하는 내용이 빗발쳤다.


성추행을 당했다는 학생이 수백명에 달하는 상황인데 지금까지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 의아할 정도였다. 더구나 경찰은 일 처리를 편리하게(?) 진행하기 위해 용기를 내 사실을 폭로한 학생들의 명단을 조사 상대인 학교에 넘겨주는 어이없는 일을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은 2차 피해를 우려해 불안에 떨었다. 여학생들을 상대로 현직 교사가 수년 동안 성추행을 벌인 사건의 조사과정이 무책임하게 진행되는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기사가 보도되고 체육교사의 성추행과 교내 비리에 대한 제보가 쏟아졌다. 하지만 조사를 하는 경찰이나 조사를 받는 학교는 모든 일을 조용히 처리하고 싶어 했다.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때문에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경찰, 교육청, 해당 학교와 적지 않은 갈등을 겪었다. 사건을 감추려는 학교, 수사 내용을 외부로 알리기 싫어 하는 경찰 등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사필귀정(事必歸正), 체육교사는 구속되고 학교 비리는 드러났다. 부안여고는 학급수 감축이라는 강한 처분을 받았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이라는 영광보다 수년 간 고통 받아온 학생들의 상처가 기억에 남는 사건이다. 이 땅의 모든 교육현장에서 성범죄와 비리가 사라지는 날이 오길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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