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KBS 이사장 적반하장 궤변

"노조는 '정권 홍위병' 자처하고
정부는 '정적 숙청' 권력 휘둘러"
새노조 "현 사태 원인은 이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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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KBS 이사장이 “새노조는 방송장악 계획을 실천에 옮기려는 새 정권의 홍위병 노릇을 자처하는 상황”이라며 고대영 사장 퇴진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총파업 등 현 사태의 근원으로 이 이사장을 지목하며 ‘고대영 지키기 선언’이라고 일축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15일 KBS 임시이사회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현 KBS 사태는 방송사가 정치권력의 부당한 간섭을 막아내지 못하고 권력을 견제한다는 명분 아래 방송노조 스스로가 정치권력화 함으로써 방송인들이 방송인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기 시작한 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노조에 이어 정부에 대한 비판도 가했다. 그는 “정부가 ‘적폐청산’이라는 포괄적 구호 아래 옛 공산당의 ‘정적 숙청’을 상기시킬 정도로 국가권력을 무소불위로 동원하는 위협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발언했다. 또 “MBC 김장겸 사장이 11월13일 임기 2년 반을 앞두고 강제퇴출 당한 것이 가장 비근한 사례”라고도 했다.


이인호 KBS 이사장이 지난 9월 영화 ‘공범자들’ 관람 후 KBS 구성원들과 마주쳐 인터뷰 하는 모습.  (언론노조 KBS본부)

▲이인호 KBS 이사장이 지난 9월 영화 ‘공범자들’ 관람 후 KBS 구성원들과 마주쳐 인터뷰 하는 모습. (언론노조 KBS본부)

KBS 이사 법인카드 사적사용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 등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에 호소한다. KBS 사장과 이사장, 그리고 일부 이사들을 강제 퇴진시키기 위해 그들 주변을 괴롭히거나 그들을 범죄자로 엮으려 하는 비열한 행위를 즉시 중단시켜 달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정치권에 KBS 사장 임기보장과 방송법 개정을 촉구했다.


앞서 고대영 KBS 사장이 ‘방송법 개정이 되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하자 정치권, KBS 구성원들은 ‘시간끌기’, ‘임기보장’을 위한 꼼수라는 비판을 한 바 있다.


새노조는 이 이사장의 입장문을 ‘고대영 지키기’로 보고 즉각 반박했다. 새노조는 같은 날 낸 성명에서 “우리의 파업 이유는 이인호 이사장 당신 때문”이라며 “박근혜 정권의 사전 낙점을 그대로 이어받아 KBS 사장에 앉힌 당신이 KBS를 망쳤다.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시절 두 번이나 구성원들에게 탄핵당한 불량 인사를 사장에 앉힌 건 이인호 이사장 당신”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KBS 이사 법인카드 사적사용 의혹에 대한 이 이사장의 입장에 “부끄러운 줄 아시라. 국민이 낸 수신료로 업무추진비를 만들어줬더니 온갖 비싼 식사로 배채우고 강아지 키우는데 쓴 이사들 아닌가”라며 “직원들은 법인카드로 1000원을 써도 누구와 왜 썼는지 소명해야 하는데 이사들은 무슨 특권이라도 있는가. 업무가 아닌 개인용도로 썼으면 이에 따른 마땅한 처분을 받아야 하는 건 당연한 이치”라고 반박했다. 강규형·이원일 KBS 이사의 법인카드 사용에 새노조는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새노조는 “친일을 옹호하고 독재를 미화해 온 이인호 이사장 당신은 그간의 행실과 언행만으로도 공영방송 이사장 자리는 가당치 않다”며 “김장겸이 고대영의 미래이듯 곧 닥칠 이인호 이사장의 미래는 고영주임을 깨닫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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