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벤처 독립시키니 매출이 쑥↑… 별도법인 육성 박차

고정비용 적고 위험 부담도 줄어
자기잠식 없는 수익모델 창출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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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요 언론사들이 버티컬미디어나 사내 벤처 등을 통해 별도의 법인으로 육성하기 위한 움직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언론사 매출을 떠받던 광고·협찬 등이 갈수록 쪼그라들면서 수익다각화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 특히 처음부터 자회사로 꾸릴 경우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등 실패에 따른 위험부담이 큰 반면 사내 벤처나 버티컬미디어로 시작할 경우 이런 우려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5월 CBS 자회사로 분사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하 세바시)의 경우 출범 2년 만인 2013년 8월 CBS TV국 소속에서 콘텐츠사업팀으로 떨어져 나왔다. 사실상 사내벤처 형태로 3년 간 브랜드화 가능성 등을 타진한 셈이다. 종교전문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TV국 편성방향에 맞지 않을 뿐더러 프로그램의 연속성 역시 담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세바시는 지난 5월 CBS 자회사로 분사하면서 매출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세바시 홈페이지 캡처)

▲세바시는 지난 5월 CBS 자회사로 분사하면서 매출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세바시 홈페이지 캡처)

세바시는 협찬 수익과 함께 학교 기업 등에 교육용 강연 동영상을 판매하면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대표이사를 포함해 정직원이 6명인 세바시는 지난 5개월 간 12억~15억원 가량의 매출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지난 7월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목표 금액인 3억원을 15일 만에 유치했다. 개인당 최고 200만원을 넘지 못하는 제약 속에서 단기간에 목표를 달성한 것인데 콘텐츠기업으론 이례적인 성과다.


구범준 세바시 대표는 “자회사로 분사한지 5개월 만에 조회수와 광고협찬이 기존보다 2~3배 늘면서 사실상 1년 치 성과를 냈다”면서 “분사 전엔 비정규직이다 보니 동기부여가 없었지만 지금은 정직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투데이 역시 2014년 6월에 창간한 시니어 주간신문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지난해 9월 별도 법인(이투데이 PNC)으로 독립시켰다. ‘5070시니어 매거진’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유료부수는 1만3000부 가량이다.


앞서 언론사와 네이버 간 합작회사의 신호탄이 된 잡스엔의 경우 ‘미생탈출 A to Z’기획에서부터 시작됐다. 또 다른 합작회사인 한국일보 ‘동그람이’, 머니투데이 ‘법률N미디어’ 등 역시 버티컬미디어에서 비롯됐다.
이 뿐만 아니라 조선일보의 ‘조선비즈’나 머니투데이의 ‘더벨’ 등도 이와 유사한 형태로 시작해 별도 법인으로 성공한 대표 사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적잖은 언론사들이 사업다각화를 위한 방안으로 버티컬미디어나 사내벤처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로 조선일보의 ‘땅집GO’ 역시 별도 법인을 추진 중이다. 헤경도 지난달 23일 발족한 신매체추진팀에서 2030세대를 겨냥해 모바일 매체를 조간만 공식 창간하는 가운데 이 매체를 중장기적으로 별도 법인설립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광고·협찬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는 데다 2030세대를 겨냥한 별도 매체를 생각하는 언론사가 많아지고 있어서다. 더구나 기존 판박이 기사보다 전문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점도 이런 움직임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콘텐츠만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느냐다. 더구나 자기잠식효과 없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느냐도 또 다른 과제다.


조선 관계자는 “땅집GO를 별도 법인을 추진하고 있지만 콘텐츠가 좋다고 해도 비즈니스모델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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