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군 사이버사 불법 활동' 청와대 개입 정황 등 보도 호평

제32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기자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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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생애 마지막 전력질주’ 고립된 노인들의 현실과 대안 이끌어낸 수작


2017년 9월 제325회 이달의 기자상에서는 수개월째 집중 조명되고 있는 과거 정부 시절 국가기관의 불법 활동을 비롯해 노동, 노인, 문화재, 광주 등 다양한 주제가 깊이 있게 다뤄졌고, 수상작도 여러 부문에서 고루 나왔다.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취재보도1 부문은 국정원과 군의 불법 활동 관련 보도가 출품작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 가운데, SBS의 <청와대 지시로 군 사이버사 불법 활동>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단초가 된 군 사이버사의 내부고발자 인터뷰는 지난달 기자상을 수상한 KBS 파업뉴스팀의 취재가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SBS 취재팀도 발 빠르게 당사자를 인터뷰해 같은 날 톱뉴스로 방송했고, 끈질긴 후속 취재로 사이버사의 불법 활동에 청와대와 국방부 장관이 깊숙이 개입한 정황 등 새로운 사실을 잇달아 보도해 호평을 받았다.


취재보도2 부문 수상작인 YTN의 <소규모 난개발의 습격…매장문화재 SOS 지도>는 국내 언론의 취약 분야로 꼽히는 ‘데이터 저널리즘’의 성과여서 더 의미가 깊다. 난개발로 인한 문화재 파괴와 관련해 법의 미비로 규제의 사각지대였던 소규모 개발 지역의 실태를 GIS 분석 등을 동원해 총체적으로 드러내고 대안까지 제시한 수작이다. 다만 디지털 내러티브의 전달력이 다소 떨어진 점은 아쉬웠다. 불모지에서 꿋꿋이 새 길을 개척해 온 YTN 데이터저널리즘팀을 비롯해 이 분야 선각자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기획보도 신문ㆍ통신 부문에선 한겨레 보도 2편이 나란히 선정됐다. <공공기관 부정채용의 민낯>은 너무 오래되고 익숙해서 오히려 간과할 수 있는 관행화한 비리를 날카롭게 포착해 속속들이 파헤쳤다. 특히 강원랜드의 경우 지역사회 전체가 얽힌 부패 커넥션의 전모를 드러낸 것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파리바게뜨 제빵 기사 불법파견 의혹>도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인 편법고용 사례를 심층적으로 다뤄 큰 파장을 일으킨 문제작이었다. 노동부의 후속 조처를 두고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심사위원들 사이에서도 사용자 측의 주장과 그 배경까지 균형있게 다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불법 여부와 법적 책임 소재를 가리기도 힘들 만큼 복잡하게 얽힌 그 자체가 비정규직 고용방식의 근원적 문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다수 위원들이 수상작 선정에 동의했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전남일보의 <중상자 방치에서 암매장까지…5ㆍ18 당시 광주교소도의 진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7년 간 묻혀 있던 진실을 관련자 인터뷰, 사료 발굴 등을 통해 생생하게 되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 깊게, 더 넓게 파헤치고 밝혀야 할 80년 광주의 진실, 지역 언론뿐 아니라 모두의 과제일 것이다.


지역 기획보도에선 국제신문의 <생애 마지막 전력질주>와 전북CBS의 <리베이트 덫에 걸린 지방의원들-재량사업비 뒷돈 거래>가 각각 신문, 방송 부문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생애 마지막…>은 “병 들고, 가난하고, 외롭고, 고립된 노인들”의 현실을 다루고 대안까지 끌어낸 수작이다. 특정 지역에 일정 기간 거주하며 밀착 심층 취재를 한 사례가 더러 있었지만 6개월이란 기간 동안 취재에 들인 공력과 함께, 다양한 스토리텔링 시도로 기사 내용의 전달력과 영향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리베이트 덫…>은 복마전처럼 얽힌 지방의원 재량사업비 사용 실태를 파헤쳐 지역 언론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도 이후 다른 지방의회에서도 재량사업비 폐지 여부가 논의될 정도로 파장이 컸다. 다만 불필요한 선심성 예산이냐 주민 숙원의 적절한 반영이냐는 무 자르듯 나누기 어려운 만큼 무조건 폐지보다는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출품작에는 사진을 활용해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시도한 기사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아쉽게 수상작은 나오지 않았다. 더 과감하고 더 신선한 실험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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