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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는 브랜드다

[스페셜리스트 | IT·뉴미디어] 김익현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언론학 박사

김익현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2017.11.08 14:29:06

▲김익현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

요즘 미국 젊은이들이 부쩍 뉴스에 깊은 애정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들의 뉴스 유료 구독 비율이 부쩍 늘었다. ‘뉴요커’ 같은 잡지는 18~34세 구독자 수가 최근 1년 사이에 106% 증가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같은 전통 매체들 역시 젊은층 유료 구독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젊은 구독자들이 올드미디어로 몰려가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전해준 소식이다. 이 기사에서 더 중요한 건 ‘왜?’란 질문이다. 크게 두 가지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트럼프 효과. 미국 미디어업계에선 트럼프 대통령에게 욕을 먹으면 시청률이나 구독률이 올라가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현상을 아예 ‘트럼프 효과(Trump bump)’라 부른다.


둘째, 콘텐츠 유료구매 경험. 밀레니얼 세대는 넷플릭스나 훌루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익숙하다. 디지털 콘텐츠 유료 구독 경험이 풍부한 세대다. 그러다보니 신문이나 잡지 구독에 대한 거부감도 크지 않다.


여기까지 설명을 듣고 나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다. “트럼프 효과가 사라지면 구독자가 확 줄어드는 것 아닐까?” 이 질문에 대해 폴리티코는 “그렇진 않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답한다. 유료 구독 경험이 몸에 배었기 때문에 퀄리티 콘텐츠에 대해선 망설이지 않고 지갑을 열 것이란 얘기였다.


물론 이 모든 주장과 진단의 바탕엔 ‘퀄리티 콘텐츠’란 전제가 깔려 있다. 퀄리티 콘텐츠란 말이 추상적으로 들린다면 “뉴스는 브랜드다”는 또 다른 말로 바꿔볼 수도 있다. 이를테면 미국 젊은이들에겐 겉표지가 낡은 ‘뉴요커’나 ‘애틀랜틱’ 같은 잡지들이 트럼프에 대한 저항의 상징물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런 분석을 접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현실로 눈이 간다. 지난해 이맘 때 우리 언론은 유례없는 르네상스를 경험했다. 진보, 보수 매체가 국정농단 사안에 대한 특종을 번갈아가면서 쏟아내는 모습에 많은 독자들이 열광했다. 한 때 ‘기레기’란 소리까지 듣던 우리 언론에 찬란한 봄이 올 것만 같은 분위기였다.


지난해 한국 상황은 올해 미국과 비슷한 점이 많았다. 미국에 트럼프 효과가 있었다면, 한국엔 국정농단이란 총체적인 효과가 있었다. 언론들이 그 사건을 파헤치면서 엄청난 박수를 받았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상황이 달라져버렸다. 금방이라도 올 것 같던 ‘언론의 봄’은 기약이 없다. 언론에 대한 신뢰는 다시 뚝 떨어졌다. 우리 사회의 파수꾼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사라져버렸다.


1년 사이에 우리 사회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굳이 따지자면 그 사이에 ‘한국판 트럼프 효과’가 사라졌다. “트럼프 효과는 사라져도 독자들은 남아 있을 것”이란 폴리티코의 진단이 적어도 한국에선 제대로 먹히지 않은 셈이다. 왜 그럴까? 조금 뻔한 결론이긴 하지만, 신뢰의 상실이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될 것 같다. 실제로 대다수 언론이 보여주는 행태가 그랬다. 여전히 지엽적, 선정적인 보도로 질타를 받고 있다.


그래서일까? ‘뉴스는 브랜드다’라는 명제가 더 강하게 다가온다. 평판과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은 언론 르네상스는 지속되기 힘들다. 제 아무리 유료 구독 경험이 풍부한 독자들이라도 그런 언론에 지갑을 열진 않을 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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