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사장 선임 후폭풍...노조 "탈영병을 지휘관으로 내정"

12월 임시 주총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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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생면부지의, 손님같은 외부인사가 창사 20년 넘은 YTN의 사장이 된다고요? 그동안 보도를 농단해온 개혁 대상들은 그분에게 줄을 서려고 하겠죠. 자발성과 창의성이 꽃피우는 환경은 다시 멀어지고 '남들 하는 것들'을 우선시하는 목소리와 '우리만 할 수 있는 것'을 원하는 목소리가 계속 부딪치면서 이도저도 아닌 24시간 채우기가 계속될까봐 두렵습니다.” (임장혁 YTN 기자 페이스북 글 )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그것도 구성원들이 정말 가장 힘들 때 외면했던 분이 회사가 좀 나아질 만 하면 다시 나타나, 그것도 남부럽지 않은 자리를 꿰차고 들어와 뭔가를 하겠다고 하면, 정말 회사를 사랑하고 인생을 바치기로 작정했던 사람들이 혼신의 노력을 다할 수 있을까요?” (YTN 출신 최기훈 뉴스타파 기자 페이스북 글 )

 

▲YTN 사옥.

최남수 YTN 신임 사장 내정 소식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는 6일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최 사장 내정 소식에 내부가 분열하고 있다오늘 저녁 대의원회의를 열어 투쟁에 총의를 모을 것을 결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부에서는 최 내정자가 IMF 경제위기 당시 경영이 어려울 때 미국으로 해외 연수를 위해 회사를 떠났다가 지난 2008년 사정이 좋아지자 경제부장으로 다시 돌아온 점, 이후 2008YTN 해직사태가 일어난 해에 머니투데이방송으로 자리를 옮긴 점 등을 들며 ‘YTN 사장감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아울러 해직기자 출신인 노종면 기자에 이어 우장균 기자마저 사장직에서 탈락한 것을 두고 내부에 음해세력이 조직적으로 활개치고 있다는 얘기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박근혜 정권 당시 적폐 인사가 해직기자만은 막자는 생각으로 외부인의 사장 선임에 공을 들였다는 지적이다.

 

YTN지부는 <탈영병을 지휘관으로 내정한 이사회는 해산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YTN을 배신한 이사진은 전면 해산하라. 결국 박근혜 정권 때 내려온 이사진들이 새 시대를 맞이할 YTN의 개혁 시도를 방해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박근혜 잔당들이 결국 YTN 개혁을 발목잡고 생존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려는 음모를 획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탈영병을 지휘관으로 앉히면 부대 사기는 대체 뭐가 되겠는가. 과감한 적폐 청산과 개혁을 이끌 선장으로 최남수 씨가 적합하지 않은 이유는 그 동안의 행보를 보면 적나라하게 알 수 있다. 촛불 민심의 요구를 등지고 시대정신을 역행하는 부적절한 인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내정자를 향해 “YTN을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지금이라도 스스로 사장이 되겠다는 마음을 접어야 한다. 그것이 지난 9년간 언론장악에 맞서 눈물 흘렸던 옛 동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남수 YTN 사장 내정자.

이날 YTN기자협회도 <지금은 분노하고 행동할 때입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며 반발했다. YTN기자협회는 지난 9년 해직사태를 주도하고 보도 농단과 부역에 앞장섰던 인사들과 또 그들의 횡포에 눈 감고 방관 또는 동조했던 이들은 외부 허수아비 인물을 앞세워 자신들의 자리 보존에 몰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개혁을 막고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이들이 그 뒤에 숨어 있는 한 결코 우리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 부당함에 맞서 잠시 마이크와 카메라를 내려놓고 부단히 싸워야만 적폐 무리들에 맞설 수 있다고 했다.


지난 5YTN은 이사회를 열고 최남수 전 머니투데이 대표이사를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최 내정자는 한국경제신문, 서울경제신문, SBS에서 기자 생활을 했고 1995YTN에 합류해 경제부장과 경영기획실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08년에는 머니투데이방송으로 옮겨 보도본부장을 거쳐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오는 12월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최 내정자는 6일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후배들과 힘 합쳐서 언론개혁과 공정개혁, 적폐청산도 할 생각인데 저를 바라보는 관점, 우려에 대해서 참 안타깝다기회가 되는대로 만나서 제 진정성을 얘기하고 잘못 알려진 부분에 대해서는 오해를 풀고 싶다. 후배들이 제게 하고 싶은 얘기도 경청하고,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9년의 시간적 간극은 있지만, 세상을 보는 관점은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문제제기한 사안에 대해서는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겠다. 또 조만간 ‘YTN 후배들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장표명을 하겠다고 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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