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파업뉴스팀 '댓글공작 실명 폭로' 군 당국 은폐 적나라하게 드러나

제324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기자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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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경영평가에 목줄 잡힌 공공기관 검은 커넥션’ 언론 감시기능 충실 ‘호평’


‘심사 대상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새로운 매체의 등장이 던진 물음이었다. 기자협회 소속 기자의 보도임은 분명하다. 다만 기자협회 회원사의 매체를 통해 보도되진 않았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전파됐다. KBS 파업뉴스팀이 출품한 ‘군 댓글공작 최초 실명 폭로’가 제기한 의문이었다.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심사를 미루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하지만 이미 선례가 있던 사안이었다.


2012년 제259회 기자상 심사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에도 KBS 파업뉴스팀이 출품한 ‘총리실 불법사찰 연속 보도’가 문제가 됐다. 심사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어떤 종류의 매체건 그 매체에 속한 기자가 한국기자협회 회원일 경우 기자상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한국기자협회의 가이드라인을 따라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 또한 이를 준용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이들 매체의 등장이 언론 기능의 활성화를 촉진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 또한 작용했다.’ 이에 따라 KBS 파업뉴스팀의 출품작도 심사 대상에 포함됐다.


취재부문에서 4건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KBS 파업뉴스팀의 ‘댓글공작 최초 실명 폭로’는 청와대와 군의 조직적 댓글공작과 군 당국의 은폐 그리고 부실 수사 실태를 실명 인터뷰로 적나라하게 드러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4년부터 취재원을 꾸준히 설득한 취재기자의 땀과 열정도 주목을 받았다. 특종 보도를 가로막은 회원사의 상황도 고려됐다. 심사 대상 여부와 관련해 심사 기준이 더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사IN의 ‘삼성 장충기 문자 메시지 단독 입수’는 이번 심사에서 유일하게 심사위원 모두가 수상작 선정에 동의했다. 청탁과 보은성 기사가 거래되는 자본권력과 언론 간 유착의 실태, 삼성에 기댄 언론의 충격적인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 점이 호평을 받았다. 이 시대 언론이 반성해야 할 이유가 명확하게 노출됐지만, 일부 언론은 그 내용조차 보도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 시대 언론이 성찰할 지점으로 지적됐다.


한겨레신문의 ‘국정원, 댓글알바 30개팀 3500명 운영 등’은 국정원 댓글 공작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파헤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정원이 온라인 댓글 공작뿐만 아니라 대법원장 규탄 집회를 지시하는 등 오프라인을 통해 여론 조작에 나섰다는 점도 충격적이었다. 우리 사회의 암울한 이면을 드러내 파장을 일으킨 취재진의 성과가 돋보였다.


한국일보의 ‘잊혀진 살인마 석면의 공습’은 기존의 석면 관련 보도와 다른 차별성이 돋보였다. 과거 보도가 직접 노출의 위험성을 제기했다면 이번 보도는 작업복 세탁 등 간접적 노출도 위험하다는 점을 환자 사례를 통해 드러냈다. 한국환경공단에 대한 수차례 정보공개 청구로 2500여명의 피해자 자료를 확보했고 이를 일일이 분석한 취재팀의 노고도 수상의 이유가 됐다.


기획보도 부문에서 SBS ‘단독공개, 친일파 재산보고서’가 선정됐다. 지난한 노력이 결실을 본 데이터 저널리즘의 성과였다. 1000장이 넘는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에 대한 분석,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숨겨진 이완용의 재산을 새롭게 밝혀낸 점이 호평을 받았다. 언론의 노력으로 끊임없이 친일파 재산이나 적산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는데도 당국의 조사가 없다는 아쉬움도 지적됐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경기일보의 ‘경영평가에 목줄 잡힌 공공기관의 검은 커넥션’이 선정됐다. 지역언론의 감시 기능을 모범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였다. 공공기관과 평가기관 사이의 비리를 기자의 노력으로 밝혀냈을 뿐만 아니라 경기도 전체 공공기관으로 취재 범위를 넓힌 점, 해당 자치단체가 전수 조사와 감사에 착수해 제도적인 개선의 계기를 만든 점이 호평을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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