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MBC 사장이 25일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을 만나 "민주당 문건대로 잘 되고 있는데, 왜 이렇게 조급하냐"고 말했다.
총파업 22일째인 이날 오전 MBC본부의 '출근길 대면투쟁'에서 김 본부장은 김 사장을 향해 "이미 95%와 보직자의 절반 이상이 당신을 사장으로 인정 안한다. 누구도 당신 지시 따르지 않는다. 2014년 길환영 KBS 사장 해임 관련 법원 판결에 '노동조합이 총파업인 상황에서 사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 해임은 정당하다'고 나와 있다. 이 말은 사장으로서 영이 서지 않고 구성원의 신망을 얻지 못하면 자격 없다는 거다. 사장만 물러나면 파업을 접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내가 알기로는 민주당 문건대로 잘 되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잘 안 되나. 왜 이렇게 조급해요"라고 답했다.
김 사장이 언급한 '민주당 문건'은 조선일보가 지난 8일 보도한 내용이다. 조선일보는 이날 <與 “KBS·MBC 野측 이사 비리 부각시키고, 시민단체로 압박”> 제목의 5면 머리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KBS·MBC 등 공영방송을 ‘언론 적폐’로 규정하고 사장과 이사장 퇴진을 위한 촛불 집회 등 시민단체 중심의 범국민적 운동을 추진하자는 내부 문건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문건에는 야당 측 이사들의 개인 비리를 부각시켜 퇴출시키자는 내용도 들어 있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은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전문위원실이 8월25일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공유했던 비공개 검토 보고서다. 조선일보가 이 문건을 보도하자 당시 자유한국당은 “김장겸 MBC 사장과 고대영 KBS 사장의 퇴진 시도를 담은 방송장악 로드맵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나 국정원의 지침을 받아 보도한 적 있느냐"는 김 본부장의 물음에 김 사장은 "사장이 부당노동행위 했다고 온갖 고소·고발 해놓고 이렇게 불법행위를 저지르면 어떡하느냐"고 타박했다.
"올해 취임한 이후에도 구로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에 기자·PD들을 발령했다. 지시했거나 보고받았나"는 질문에 김 사장은 "김연국 위원장이 언제 조사관이 됐어요. 들어가게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사장님이 저를 드라마국에서 쫓아냈다는 의견이 있다"는 김민식 PD의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은 지난 18일부터 매일 아침 상암동 MBC 사옥 1층에서 '출근길 대면투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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