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온·오프 투 트랙' 전략 시동

조선비즈 온라인뉴스 생산 전담
디뉴본부 해체, 인력 원직복귀
TF팀 구성해 실행안 마련키로
올 연말·내년 초 조직개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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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최근 계열사별로 있던 온라인 뉴스생산 조직을 조선비즈로 통합하는 새로운 디지털전략을 확정했다.

조선일보는 계열사별로 있던 온라인 뉴스생산 조직을 조선비즈로 통합하기로 했다.
조선은 지난 1일 사장 보고에 이어 지난 5일 확대 간부회의 등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전략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조선일보 산하 디지털뉴스본부(이하 디뉴본부)는 해체되고 온라인 기능은 온라인 경제매체인 조선비즈로 이전된다. 디뉴본부 소속 인력은 원직 복귀가 원칙이라 조선일보와 조선비즈로 배치된다. 다만 디지틀조선(디조)에서 파견된 인력은 계약주체가 디조에서 조선비즈로 바뀌게 된다.


조선은 지난 6월쯤 새로운 디지털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세계적인 컨설팅기업인 BCG(보스턴컨설팅그룹)에 컨설팅을 의뢰, 그 결과를 토대로 이번 전략을 수립했다.


이번 결정은 중앙미디어그룹이 온라인에 중점을 둔 ‘디지털 퍼스트’전략과 달리, 종이신문과 디지털 업무를 분명히 구분하는 ‘투 트랙 전략’에 방점이 찍혔다. 조선일보만 놓고 봤을 때 온·오프 분리처럼 보이지만 미디어그룹 전체로 보면 온라인 역량을 한 데 모은 형태다.


그 배경에는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는 종이신문을 버릴 수 없는 셈법이 들어가 있다. 한국ABC협회가 지난 6월 초 발표한 유료부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조선일보 유가부수는 125만4297부로, 경쟁사인 동아일보(72만9414부)와 중앙일보(71만9931부) 등을 압도했다. 무턱대고 디지털 퍼스트에 무게 중심을 둘 수 없는 이유다.


‘중앙일보식의 디지털전략’이 안착하지 못한 것으로 보는 조선 내부의 시선 역시 이런 결정을 내리는 데 힘을 실었다.


더구나 온라인뉴스 강화를 위해 디지털뉴스부와 프리미엄뉴스부를 통합한 디뉴본부가 2015년 출범했지만, 그 규모(약 90명)에 걸맞은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조선비즈 중심의 ‘새 판’이 짜진 이유다. 조선일보 편집국 안에선 디뉴본부가 경력 관리 등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인식이 팽해지면서 한직으로 취급받았다.


반면 2010년 출범한 조선비즈의 경우 시작부터 온라인 중심으로 특화했을 뿐 아니라 취재인력만 100명(총 110여명)에 이른다.


인력 규모는 엇비슷한 반면 다른 행보를 보인 매출 성적표가 양 조직의 운명을 갈라놓은 셈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선비즈의 매출액은 2013년 123억원(영업이익 26억원), 2014년 146억원(31억원), 2015년 202억원(58억원), 2016년 217억원(4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인력 등 가용자원 재배치를 통해 조직 운영을 효율화하고 혁신에 따른 조직의 피로도나 내부저항을 최소화하는 데 이번 전략의 방점이 찍힌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은 전체적인 ‘큰 그림’이 그려지면서 후속 작업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조선은 조만간 TF팀을 구성해 구체적인 실행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TF팀의 총괄지휘는 방상훈 사장 장남인 방준오 부사장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TF팀의 활동이 2~3개월 진행될 것으로 봤을 때 새로운 디지털 전략을 위한 대대적인 인사나 조직개편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 1월 초가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관건은 조선미디어그룹의 ‘온라인 중추’가 된 조선비즈가 기존 비즈니스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을 수 있느냐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자는 “누가 새로운 조직의 대표가 될 것이고 또 어떤 신규 사업모델을 들고 나올지가 관심사”라며 “그동안 책임경영을 해왔던 것을 비추어봤을 때 결코 쉬운 자리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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