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책 앵커 2개월, TV조선 달라졌나

시청률 답보에 앵커 자질 의문
"답답하다" "불만 많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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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 변호사가 TV조선 메인뉴스 앵커를 맡은 지 두 달이 지났다. TV조선은 지난 7월 초 대표적인 보수논객인 전 변호사를 메인뉴스 앵커로 파격 발탁해 떠나간 ‘건전보수 시청자’를 돌아오게 만드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기자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7월13일 전 앵커의 부적절한 오프닝과 클로징 멘트는 변곡점이 됐다.


TV조선 A기자는 “당시 주용중 보도본부장이 앵커 멘트를 작성한 사람이 자신이라고 밝힌 뒤로 전 앵커가 회사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의문을 가지는 시선이 늘어났다”며 “앵커 멘트를 스스로 작성하는 것도 아니고, 보도 방향에 관여하는 것도 아니고, 앵무새처럼 원고만 읽고 얼굴만 내미는 건가 하는 의혹이 생겼다. 얼마나 역할을 하고 있는지 투명하게 밝혀지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전원책 변호사가 TV조선 메인뉴스 앵커를 맡은 지 두 달이 지났다. 기자들 사이에선 시간이 지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4일 전 앵커가 ‘종합뉴스9’에서 오프닝을 하는 모습.

앵커로서의 기본 자질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TV조선 B기자는 “앵커의 자질이라는 게 있는데 평기자보다 더 부족한 면이 많고 특히 발음은 너무 터무니없다”며 “애초 평기자들에게 전혀 공론화가 안 된 상태에서 앵커가 됐기 때문에 주목도가 높았는데 그 결과가 우리 기대보다 이하니 다들 포기한 느낌이다. 불만이 진짜 많다”고 했다.


오는 9일 첫 방송되는 tvN ‘유아독존’에 전 앵커가 출연하는 것도 기자들의 불만을 증폭시키는 사례 중 하나다. TV조선 C기자는 “TV조선 앵커로서의 무게감을 느끼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무슨 얘기를 해도 TV조선 앵커라는 이미지가 겹칠 것 아닌가. 본인은 계약내용을 밝히고 해명했지만 파급효과가 우려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TV조선이 애초 전 앵커를 기용한 효과를 제대로 못 내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TV조선 D기자는 “전원책을 기용한 것은 TV조선을 외면한 보수층을 되돌아오게 하고, 합리적 보수의 색채를 내겠다는 것인데 과연 두 달 동안 그렇게 됐느냐”면서 “메인뉴스 시청률이 올랐는지, 전원책 효과가 얼마나 있었는지 판단해야 할 거다. 결국 그 책임은 전 앵커를 기용한 경영진이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전 앵커가 기용된 이후 TV조선 메인뉴스 시청률은 답보 상태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4일 기준 1.58%로 JTBC(6.13%), MBN(3.51%), 채널A(1.66%)에 모두 뒤진다. 초반과 비교해도 전혀 시청률이 오르지 않았다. TV조선 E기자는 “성적이 좀 났으면 좋겠는데 인지도만 좋은 것 같다”며 “다만 두 달 밖에 안 됐기 때문에 좀 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쨌든 같은 편 장수인데 도와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도움을 주기엔 기자들이 느끼는 무력감이 너무 크다. B기자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재승인’을 받은 이후 기자들은 뉴스에서 보수 색 빼기를 원했고 실제로 뉴스도 예전만큼 보수적인 색채는 없다”면서 “그런 와중에 왜 앵커만 ‘보수의 아이콘’인 전원책을 데려왔는지 모르겠다. 다들 답답해하고 뭔가를 바꾸고 싶은데 노조도 없어 MBC와 KBS 파업만 부러워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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