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사는 것일까, 사는 곳일까?

[그 기자의 '좋아요'] 구성헌 이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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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헌 이투데이 기자

[책] 차덕후, 처음 집을 짓다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역점 사업 중 하나는 ‘집값 잡기’인 듯하다. 실제로 대통령부터 고위관료들까지 서슴지 않고 ‘집값을 잡겠다’는 발언을 쏟아 내고 있다. 때문에 최근 시장에서는 거래물량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고, 일반 소비자들의 심리지수도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이렇게 되자 관련 업계와 국민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이제는 집값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부동산을 출입한지 몇 년이 됐지만 나 역시 어느 쪽 의견이 맞는지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모두 일견 타당한 이유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집을 내가 거주할 ‘사는 곳’으로 보느냐, 거래하는 ‘사는 것’으로 보느냐의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에 책 한 권을 보게 됐다. 바로 ‘차덕후, 처음 집을 짓다’라는 제목의 책이다. 결혼 10년차 평범한 월급쟁이가 국내 최초의 실내주차주택을 짓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현재 평범한 직장인이자 국내 1세대 자동차 파워블로거다. 이력만 봐도 알 수 있듯 소위 말하는 자동차 마니아 ‘차덕후’다. 때문에 그는 집 안에 자신의 차를 주차하고 언제든 볼 수 있는 자신만의 집을 짓는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풀어내고 있다.


물론 그 역시 가족들의 반대는 피할 수 없었다. 때문에 집을 짓기 위한 첫 번째 과정은 인프라와 커뮤니티가 갖춰진 아파트에 살겠다는 ‘당연한’ 주장을 반박할 근거를 찾는 일이었다. 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결국 그는 인프라와 커뮤니티가 갖춰진 땅을 찾아 가족의 바람과 용도를 충족하는 자신만의 집짓기에 나선다.


책 말미에 그는 고백한다. ‘나만의 즐거움이 충족되자 인생의 퍼즐이 완성된 듯 삶이 풍족해졌다. 모두 완전히 내 삶에 맞춰 지은 우리 집 덕분이다’라고.


책을 읽은 이후에도 난 아파트에 살고 있고 감히 집을 지을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집을 ‘사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어떤가? 집을 재화가 아닌 우리 가족들의 꿈을 담은 공간으로 만들어 보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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