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보도본부 취재기자 80명(이하 취재기자들)이 지난 15일 전원책 앵커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반발했다. 기자들이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은 TV조선 개국 이후 처음이다.
논란의 발단은 전 앵커의 지난 13일 TV조선 메인뉴스 ‘종합뉴스9’의 오프닝과 클로징 멘트에서 비롯됐다. 전 앵커는 오프닝 멘트에서 “사회부 기자들에게 검찰과 정(유라)씨 간에 뭔가 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 취재 좀 잘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아직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취재기자들은 사내 이메일 등을 통해 “‘새벽 5시 출발, 특검의 긴장,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무죄 가능성’까지 팩트 없이 일방의 주장을 담은 내용”이라며 “결론을 내려놓은 취재를 지시받고, 이름을 걸고 부끄러운 기사를 써야 하고, 오프닝멘트에서 거론되는 모욕을 왜 감수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취재기자들은 특히 “지난해 어렵게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오히려 편향된 뉴스 분량이 많아졌다는 게 구성원 대다수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주용중 TV조선 보도본부장은 “진실을 전하겠다는 의지를 말한 것인데 기자들이 오해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주 보도본부장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번 논란에 대한 상황을 설명하는 한편 기자들과의 소통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뉴스발전기구(가칭)를 만들기로 했다.
TV조선 한 기자는 “전체 기자 118명 중 80명이 목소리를 낸 이유는 뉴스를 보다 잘 만들어 보자는 취지였다”며 “본부장 역시 가칭 뉴스발전기구를 두고 소통에 보다 신경을 쓰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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