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기자가 한겨레 경력으로 간 이유

취재기자 10명 등 13명 충원
동아·중앙·서울·머투 등 포함
'최순실 게이트' 보도 영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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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최근 경력기자 10명을 뽑는 등 편집국 인력 확충에 나섰다. 한겨레는 지난 4일 취재기자 10명, PD 2명, 사진기자 1명 등 총 13명에게 합격 통보를 했다. 합격자는 대부분 3~9년차 ‘젊은’ 기자들로 이들은 17일부터 한겨레에 출근할 예정이다. 이번 경력 공채에는 350여명이 응시해 약 2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겨레에 따르면 취재기자들의 출신 언론사는 다양하다.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중앙일보 등 종합일간지를 비롯해 머니투데이 법률신문 시사저널 프레시안 등 경제지 시사주간지 출신 기자들이 한겨레 경력기자로 대거 이직했다. 특히 한겨레와 정치적 성향이 다르거나 연봉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매체 기자들도 합격자에 포함돼 이목을 끌었다.


한겨레에 합격한 기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이들이 지원한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한겨레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포문을 열고 이후 이 사안을 심층 보도했기 때문이다. 한겨레에 합격한 A기자는 “한겨레 특별취재반이 쓴 ‘최순실 게이트’를 보고 인상이 깊어 지원하게 됐다”며 “동료들끼리 신뢰를 갖고 일하는 게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한겨레에 합격한 B기자도 “새 정권 창출에 한겨레가 많은 역할을 한 게 사실”이라며 “한겨레는 과거 보수 정권에서도 방송의 공공성을 꿋꿋하게 지적하며 보도를 잘 해왔다. 한겨레가 걸어온 그런 길이 나의 가치관과 맞는다고 생각해 지원하게 됐다”고 했다.


일부 기자는 ‘직장’으로서 한겨레에 좋은 평가를 내렸다. 한겨레에 합격한 C기자는 “한겨레에서 이직한 경우를 잘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 같다”며 “타사에 비해 애사심이 더 높아 보이는데 그런 점도 좋았다. 앞으로 한겨레만이 가진 강점을 살려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A기자도 “지금 회사는 사주의 힘이 강하다보니 의사결정 구조가 ‘탑다운(top-down)’ 방식인데 그에 비해 한겨레는 면접 과정에서 공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비판도 받아들이는 느낌이라 신뢰가 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합격한 사람들 모두 기대 반 우려 반”일 것이라며 “기대만 있는 것도 아니다. 임금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할 텐데 그런 부분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우려에는 최근 진보언론 비판에 대한 것도 있다. 한겨레에 합격한 D기자는 “한겨레와 일부 누리꾼의 갈등 현상이 입사를 주저할 만한 이유는 안 되는 것 같다”면서도 “언론은 조직이고 제도이기 때문에 조직과 제도가 특정한 사회 현상을 대하는 방식은 화를 내거나 억울해하기보다 이해하는 것이다. 어차피 그런 현상은 1~2년으로 끝날 게 아니라 쭉 가는 문제라 독자와 새롭게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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