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검증보도, 신상털기식보다 업무능력에 초점"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시스템의 쟁점과 언론의 역할
한국기자협회-한국언론학회 주최 토론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언론의 부실한 내각 인사 검증 보도가 도마에 올랐다.


배정근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14일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언론학회가 공동 주최한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시스템의 쟁점과 언론의 역할' 토론회에서 "인터넷 매체가 늘어나면서 전통 언론도 리얼타임 보도 경쟁을 하고 있다""충분한 검증 시간을 갖기 어려운 언론 환경이 과장되고 부정확한 보도를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언론이 공직자의 도덕성 검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도 사소한 사안을 중요한 것처럼 이야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사검증 보도는) 유독 가혹했다사실성보다 상관성(심각한 것은 심각하게 가벼운 것은 가볍게 보도)과 균형성(다양한 관점) 측면에서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제도는 정치적 문제와 관련 있기 때문에 언론은 어느 정권에서나 같은 잣대로 (후보자를) 평가해야 신뢰받을 수 있다언론은 의혹 제기보다 사실 검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필 내일신문 정치부장은 "인사검증보도에서도 국민의 알 권리 등 언론의 기본원칙을 적용하고, 사실을 기반으로 팩트체킹을 운명처럼 해야 한다""기자가 볼 땐 팩트라 하더라도 주관적이거나 부분적인 것일 수 있기 때문에 반론을 성실하게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 언론의 소비자인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을 보도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언론이 인사검증보도에 더욱 엄격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느 정부 때보다 인사검증 보도가 많고 비판여론도 뜨겁다"인사청문과정에서 언론은 국회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졌다. 의혹을 취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후보자가 어떤 철학과 구상을 가졌는지, 직책에 맞은 인사인지 등을 검증하는 보도가 더 많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태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자문위원은 "인사검증에서 도덕성과 직무능력성이 중요한데 현재는 도덕적인 부분에 집중돼 있다""두 사안을 전반부와 후반부 형식으로 나눠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 출신인 오 위원은 "언론이 인사 관련 의혹을 파헤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언론사마다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객관적 기준을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토론에 앞서 한국의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시스템 현황을 발제한 전진영 국회입법조사처 연구관도 신상털기식 도덕성 검증보다 인사청문회 본연의 목적인 업무능력 검증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전 연구관은 "2000년 시작된 한국의 인사청문제도는 진통을 겪으며 발전하는 과정에 있다. 이제 정치권은 정파적 이해를 떠나 도덕성, 업무능력 검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언론인들이 머리를 맞대 인사검증 보도의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올바른 인사검증을 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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