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보도가 나가자 지역 주민들이 분노했다. 촌로들이 요금 인하 탄원 서명부를 만들어 경로당에, 농협에 비치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굽은 손으로 이름 한자 한자를 적어 내려갔다. 전국이 촛불로 뒤덮였던 지난 봄, 진안이라는 작은 군에서는 서명운동이라는 감격스러운 혁명이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었다. 버스업체를 비호하던 지역 정치권과 행정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도의원들이 도지사를 붙들고 요금을 내리자고 사정하는 일이 벌어졌다.
전라북도는 뉴스 보도 한 달 만에 전격적으로 요금을 900원 인하한다는 발표를 했다. 하지만 업체와 연간 3억원을 손실 보전해 줄 테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요금을 내리자는 물밑대화가 확인됐다.
전주MBC 뉴스는 도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이런 행태에 대해 재차 따져 물었고 업체는 손을 들었다. 보조금 없이 12개 노선 45편의 요금을 900원씩 일괄 인하했다.
아직도 전국 곳곳에 산길을 고집하는 수많은 버스가 있을 것이다. 지역 방송의, 지역 신문의 누군가가 이런 불합리에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 지역의 언론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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