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이 술자리에서 두 기자가 다툼을 벌이다 한 기자가 숨지고 한 기자가 폭행치사 피의자로 긴급체포된 것과 관련해 사과문을 올렸다.
한겨레신문은 23일 ‘독자 여러분께 사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한겨레신문사 구성원 사이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해 독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을 깊이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한겨레신문은 “문화스포츠에디터석 공연 담당인 손준현 기자가 지난 21일 저녁 공연 취재를 마친 뒤 편집국의 한 동료 기자와 술자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이 말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동료 기자의 폭력적 행위로 손 기자가 옆 테이블 의자에 가슴을 부딪쳐 큰 부상을 당했고,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와 수술을 받았으나 22일 오후 안타깝게 숨졌다”며 “동료 기자는 폭행치사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사고 경위를 전했다.
이어 “뜻하지 않은 불행한 사태로 유명을 달리한 고 손준현 기자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께 헤아릴 수 없는 죄송한 마음과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아울러 한겨레신문사는 이번 사건의 진상이 명백히 규명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런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로 독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 깊이 반성하며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이 글은 내일 자 한겨레신문 4면에 사우장 알림과 함께 실릴 예정이다.
손준현 기자의 죽음은 23일 사설정보지 등을 통해 사고 경위가 급격히 유포되며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또 “사건 보도를 자제해 달라”는 메시지까지 함께 퍼져 “내부 단속”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편 손준현 기자의 장례는 사우장으로 엄수된다. 한겨레신문은 25일 오전 10시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노제를 치를 예정이다. 빈소는 서울 인제대백병원이다.
경북 상주 출신의 손 기자는 1991년 대전 중도일보를 거쳐 1994년 한겨레에 입사했다. 편집부 기자, 선임 편집기자, 편집담당 부국장, 에디터 부문장 등을 지낸 뒤 현장기자를 자원해 사회부에서 국가인권위원회와 보건복지부 등을 출입했다. 2014년부터는 문화부에서 공연 분야를 맡았으며 특히 지난해엔 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보도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을 파헤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정현주씨, 아들 희광(대학생)·재하(고교생)씨가 있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