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신문 맛보기 편하게…감독 겸 선수로 뛰고 있어"

김주민 조선일보 소셜미디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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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민 조선일보 소셜미디어팀장

“만화 슬램덩크를 보면 여러 농구팀이 나오는데 그 중 ‘상양’이라는 팀이 있어요. 그 팀엔 김수겸이라는 선수가 있는데 특이한 건 이 친구가 선수 겸 감독이라는 거죠. 김수겸은 코치로서 명령을 내리고 또 실제로 경기를 뜁니다. 그 팀 모두가 선수인 거죠. 우리 팀도 그런 팀이에요.”


김주민 조선일보 소셜미디어팀장은 자신 역시 “김수겸처럼 팀을 코치하고 또 선수로도 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1월20일 조선일보 디지털뉴스본부 소셜미디어팀장에 선발됐다. 경력 9년차 평기자가 공개경쟁 모집을 통해 간부급 팀장으로 인선된 것은 조선일보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2개월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그는 인턴까지 포함해 20명 규모의 팀을 어떻게 꾸려왔을까.


가장 눈에 띄는 건 팀장석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지난달 27일 조선일보 사옥 3층의 소셜미디어팀을 찾았을 때 그는 팀원들 사이에서 일하고 있었다. “소셜미디어는 이심전심 눈치싸움인데 벽이 있으면 팀원들과 대화가 단절된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는 “팀장이지만 내가 다 나서서 할 수는 없다”며 카드뉴스, 동영상, 퀴즈, 토픽뉴스 등 4개 조를 만들어 조장들에게 각 콘텐츠의 데스크 권한을 조금씩 나눠 맡겼다.


“팀장이 되고 나서 그동안 다소 부진했던 것들을 정비하고 업무를 분담했어요. 소셜미디어는 여러 분야를 하니 굳이 데스크가 1차적인 부분부터 나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죠. 특히 퀴즈 부문은 파격적으로 수습사원에게 업무를 맡겼는데 성과가 잘 나오고 있어요. 자율권을 주니 팀원들 역시 책임감을 함께 느끼는 것 같습니다.”


지난 1월 팀장 공모 프리젠테이션에서 제안한 △SNS 핫라인 구축 △페이스북 라이브 활성화 △주제별 하위 계정 생성 등도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는 중이다. 그는 “계정이 혼자 크면 언젠가는 벽이 오기 때문에 조선비즈 등 계열사들과 함께 커나갈 방안을 찾고 있다”며 “페이스북 라이브 등도 본격적으로 시도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김주민 조선일보 소셜미디어팀장은 팀원들 사이에서 일한다.

지난 2월13일 선보인 ‘조선2보’도 소셜미디어팀의 작품이다. 그는 “기존 독자보다 더 어린 연령대를 잡기 위해 만든 놀이터”라면서 “본 계정에서 보여줄 수 없는 자유분방하고 익살스런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정치인 성대모사 콘테스트를 열거나 게임방을 만들어 계정 관리자와 붙는 등 신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예능 채널로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조선2보가 단순 하위 계정은 아니다”면서 “우선 키워놓고 그 성격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조페지기’로 활동할 때 일각에서 ‘너무 세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애드립을 시도한 건 바이럴 마케팅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말 즈음 시국이 바뀌니 그런 방식도 ‘끝물’이 됐다”며 “콘텐츠 관리자들은 어떤 유형이 한 번 통하면 그에 취해 멈추지 않고 돌진하는데 계속 달릴 수 있는 열차는 없다. 종착점이 있다는 걸 알고 한 번 멈춘 후 또 다른 방향으로 질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에겐 아직까지 분명한 방향성이란 것이 없다. 다만 목표란 게 있다면 “조선일보 등 기성매체가 가지는 딱딱한 이미지를 어떻게든 누그러뜨리는 것”이다. “신문은 딱딱한 매체입니다. 저와 팀원들이 매 순간 하는 일은 그런 ‘딱딱한 신문을 맛보기 편하도록 최대한 연하게 만드는 작업’이죠. 인터넷 최전선은 언제 어떻게 ‘기사 레시피’가 변할지 모르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조선일보 페이스북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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