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특정인 위해 존재하지 않아"

홍석현 회장 사임 둘러싸고
대선 출마설 등 해석 분분
JTBC 등 신뢰성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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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의 사임 발표는 사내 기자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할 만큼 전격적이었다.
홍 전 회장은 앞서 18일 그룹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23년간 몸담아 온 회사를 떠난다”며 “언론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열정과 활기찬 비전을 가진 리더십이 회사를 이끌 때가 됐다”고 밝혔다.


지난 토요일 오후 사임 의사를 밝힌 회장의 메일에 기자 대부분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룹 내 한 기자는 “홍정도 사장이 2015년 말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홍 전 회장이 물러나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사임할 줄은 몰랐다”며 “메일을 받은 뒤에도 ‘설마’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룹 고위 간부들도 그 전날에야 홍 회장의 사임 의사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회장의 행보는 언론계를 넘어 대선 정국의 변수로 떠올랐다. 그가 임직원에 보낸 이메일에서 대선 등 현실정치 참여 의지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홍 전 회장은 “탄핵 정국에서 촛불과 태극기를 보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썼다.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이 지난 18일 그룹 임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홍 전 회장은 중앙선데이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진행한 19일자 인터뷰에서 사임 후 계획과 현실정치 참여 가능성 등에 대해 밝혔다. 사진은 이날 중앙선데이 지면.

19일자 중앙선데이 창간 10주년 인터뷰에선 “(대선 출마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면서도 “싱크탱크를 통해 교육, 청년실업, 기업의 지배구조, 한·중 갈등을 풀어가고 싶다”는 구체적인 정책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기자들이 인터뷰 과정에서 대선 출마에 대해 여러 차례 물었지만 끝까지 확답을 안했다는 후문이다.


언론계 안팎에선 홍 전 회장이 사실상 대선 정국에 발을 들여놨다고 보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대선출마설도 꾸준히 불거져 왔다. 지난달 9일엔 전북지역 사립대 특강에 연사로 초청된 홍 전 회장이 출마 선언을 한다는 지라시가 돌아 취재진이 몰리는 헤프닝도 벌어졌다.


중앙일보 한 기자는 “결국 직접 뛸 것인지 특정 후보를 도와줄 것인지에 대한 문제인데, 사내에선 후자쪽으로 보고 있다”며 “개인적인 평가나 추측은 삼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홍 전 회장의 대선출마설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언론사주의 현실정치 참여가 중앙일보와 JTBC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의심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홍 전 회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이 사표를 쓸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손 사장은 지난 20일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홍 전 회장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저희는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JTBC는 기업, 정치권력에 맞서 어떤 반작용도 감수하며 저희가 추구하는 저널리즘을 지키려 애써왔다”며 “저는 그 실천의 최종 책임자 중 하나이며, 책임질 수 없게 된다면 책임자로서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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