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입수 안종범 업무수첩 및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속 보도

제317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부문 / 시사IN 김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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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시사IN 기자

안종범 전 수석은 꼼꼼하고 부지런했습니다. 청와대에 입성한 2014년 6월부터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인 2016년 10월까지, 그는 ‘박근혜 정부 국정의 거의 모든 것’을 기록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회의·티타임 내용 등을 자신의 업무수첩에 적었습니다. 그중 12권을 시사IN이 단독 입수했습니다. 시사IN 특별취재팀은 400쪽에 달하는 그의 손 글씨를 문자 그대로 해독하면서 박근혜 게이트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훗날 ‘사료’로 평가받을 정도의 기록물입니다. 박근혜 게이트 의혹으로 나오던 상당 부분을 수첩에서 확인했고 이를 기반으로 취재의 폭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수첩에는 재벌 총수와의 독대 전후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 최순실씨의 민원 사항뿐만 담긴 게 아니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침도 쓰여 있었습니다. 안종범 전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야당 의원에 대한 낙선운동 지시·국정교과서 개입·세월호 청문회 개입 정황 등도 썼습니다. 반대파를 적으로 간주하고, 국민 앞에서 거짓말을 한 내용도 따로 추려 추가 취재를 했습니다. 검찰과 특검 수사로만 드러난 박근혜 정부의 혐의만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또 삼성과 최순실씨가 직거래한 정황을 보여주는 일명 ‘최순실 파일’ 1379개를 단독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박근혜 게이트의 한 축인 삼성이 피해자 논리를 들이대던 때, 1379개 파일을 분석하면서 삼성 논리의 허점을 파고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최순실 일가의 대포폰 사용 의혹이 계속해서 나오던 때, 그 실물을 직접 입수했습니다. 그들이 대포폰을 만드는 수법과 사용하는 행태를 확인하고 보도했습니다.


위와 같은 기사는 용기를 내어준 소중한 제보자 덕분에 세상에 빛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기자는 늘 주변에 빚지고 사는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진실을 파헤치는 데 도움을 준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제보자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박근혜 게이트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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