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기자들 "청와대 청부 사장 선임 막아야"

MBC공대위 등 언론시민단체 "MBC 공정성 지켜야"

  • 페이스북
  • 트위치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권재홍 부사장과 김장겸 보도본부장, 문철호 부산 MBC 사장 3인을 차기 MBC 사장 후보자로 결정한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거론된 후보자들은 그간 정부 비판에 대해 묵인, 축소 보도를 일관해오며 신뢰성과 공정성 하락을 이끈 주역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인물이다. 이들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국회 환노위의 ‘MBC 노조탄압 청문회의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은 상태기도 하다.

 

▲MBC공대위를 비롯한 언론시민단체는 17일 서울 여의도 방문진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언론 장악과 사장 선임 강행 중단을 촉구했다.


MBC공대위를 비롯한 언론시민단체는 17일 서울 여의도 방문진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 MBC에 박근혜 대통령이 낙점한 언론장악 청부 사장은 절대 안 된다며 사장 선임 강행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후보자들은 MBC의 공정성을 파괴하고 노조 탄압의 주역으로 청산 대상이라며 원천 무효를 촉구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방문진이 사장선임을 밀어붙이는 데 속셈은 뻔하다. ‘이 국면을 뒤집어보겠다라는 의도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국민의 방송 MBC를 어디까지 추락시킬 것인가. 모든 절차를 중단하고 탄핵 후 새 정부가 구성된 후 경영진 선임을 논의해도 전혀 늦지 않다. 그게 광장의 요구이자 국민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전날 방문진은 정기이사회에서 14명의 사장 후보 가운데 3인을 선정했다. 야당 추천 이사진의 반발과 불참 속에서 이뤄진 결정으로, 최종 선임되더라도 반쪽짜리 사장이라는 낙인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이달 방문진법 개정안이 임시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행되며 무리한 알박기 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 이사진은 성명을 통해 방송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돼있어 사장 선임절차를 미루자고 제안했지만 묵살됐다방문진은 경영진의 불법과 패륜, 방송의 신뢰도와 경쟁력의 퇴락을 개선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오히려 은폐하고 비호하기에 급급했다. MBC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은 이 참담한 상황에서 공적 책임 실현과 경영의 관리 감독을 맡아왔던 10기 방문진이 일언반구 반성이나 사과도 없이 차기 사장의 선임절차를 강행하는 것은 뻔뻔하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방송장악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방문진은 방송법 개정 과정을 지켜보고 사장 선임절차를 진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BC 내부의 반발도 심상치 않다. 기자들은 후보자들 모두 공정방송과 관련한 단체협약을 위반하는 등 정부 비호와 노조 탄압을 일삼아오며 뉴스데스크 시청률을 2%대까지 추락시킨 장본인들이라며 “3년의 임기동안 MBC의 정상화를 또다시 꿈도 못 꾸게 되는 게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권재홍 부사장은 지난 2012MBC본부 노조가 공정방송을 기치로 내걸고 행한 170일간의 파업 당시 보도본부장을 지내며 기자들과 대립했다. 당시 MBC 뉴스데스크는 권 앵커가 노조원들의 퇴근 저지를 받는 과정에서 허리 등 신체 일부에 충격을 받았다고 보도하며, ‘허리우드 액션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법원은 이에 대해 실제 노조원들과 직접적인 신체적 접촉이 없었다고 판결하며 이후 반론보도까지 이어지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김장겸 본부장 역시 정부 비판 보도에 소극적인 대응을 해오며 뉴스데스크시청률 하락의 책임자로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김 본부장은 파업 당시 정부의 낙하산 사장으로 지목된 김재철 전 사장의 최측근으로서, 보도 제작 아이템을 두고 기자들과 마찰을 빚는 등 파업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철호 부산MBC 사장은 지난 20121MBC기자회의 제작 거부 당시 보도국장으로서 파업을 유발한 인물로 꼽힌다. 당시 MBC기자회는 문 사장을 불공정보도의 주역이라는 이유로 제명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탄핵이 가결되더라도 MBC만큼은 극우세력의 최후의 보루로 끝까지 사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방문진의 사장 선임 기준에는 세 가지 기준이 있다.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인물,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 지도력과 신념을 발휘할 수 인물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자 가운데 이 중 하나의 조건이라도 만족하는 사람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권력의 외압에 맞서 방송의 공정성을 지킬 수 있고 공영방송의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고 목표를 실현하는 능력있는 사장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이진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