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뉴스룸에 젊은 팀장들이 있다

10년차 안팎 기자들 잇단 발탁
젊은 독자층 타겟 눈높이 맞춰
업무 관련 자율성 인정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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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뉴스룸에 입사 10년차 안팎의 젊은 팀장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언론사 조직문화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언론사 조직문화는 입사한 연도에 따라 지휘체계가 정해지는 ‘연공서열’의 성격이 짙었지만 모바일이 가져온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열풍 덕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닷컴 시대’만 해도 편집국에서 밀려난 고참급 기자들이 온라인부서의 주요 자리를 차지했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실제로 조선일보는 지난달 20일 사내 공개경쟁 모집을 통해 디지털뉴스본부 소셜미디어팀장을 선발했는데 경력 9년차인 김주민 기자가 발탁됐다. 조선 내에서 평기자를 간부급 팀장으로 인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일보도 지난 1월 조직개편에서 ‘소셜팀’을 신설하고 10년차 강지용 기자를 팀장으로 앉혔다. 이 팀엔 지난해 6월 입사 11개월 차에 부산일보 SNS팀장을 맡았던 이혜미 기자도 합류했다.


▲10~20대 젊은 독자들이 모바일을 통해 뉴스 등을 소비하는 트렌드가 강해지면서 디지털뉴스룸 역시 ‘젊은 감각’ 등으로 무장한 입사 10년차 안팎의 젊은 기자들을 팀장으로 중용하고 있다.

세계일보의 경우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디지털미디어국 산하 소셜미디어부와 뉴스편집부 팀장에 각각 7년차와 8년차인 황현도 기자, 양창희 기자를 배치했다.


국민일보도 다음달 중순 새롭게 선보이는 뉴미디어팀 팀장에 8년차 이용상 기자를 임명했다.
머니투데이 역시 통합뉴스룸 1부 내 동영상팀(꿀빵) 팀장급으로 6년차 김현아 기자가 활약 중이다.


이처럼 젊은 기자들을 디지털뉴스룸 팀장으로 발탁 인사하는 이유는 SNS와 동영상에 익숙한 젊은 독자층을 잡기 위해선 젊은 감각에 익숙한 기자들을 전진 배치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10~20대의 경우 TV·종이신문보다 모바일을 통한 정보 습득이 많아지고 있는데 따른 대응책인 셈이다.


관건은 뉴스룸의 경륜과 젊은 감각이 충돌을 빚지 않고 어떻게 조화를 시키느냐다.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넘어 변화의 온기를 뉴스룸까지 전파하는 게 이들을 발탁한 또 다른 배경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이들에게 업무와 관련된 자율성을 인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론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 경제지 관계자는 “경영진이나 편집국장이 ‘이런 것까지 만들어야 하냐’는 시각도 있을 수 있지만 젊은 독자층이 보는 시각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이들에게 자율성을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런 시도 역시 트래픽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 회사 정체성마저 갉아먹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신문사 관련부서 실장은 “젊은 층을 잡겠다는 취지에서 젊은 감각을 잘 아는 인력을 배치하는 게 늦은 감은 있지만 맞는 방향”이라면서도 “트래픽 맹신주의 때문에 젊은 기자들에게 마음대로 하라는 식으로 떠맡겨 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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