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갈수록 젊고 팽팽해지는 대통령 얼굴이 신기하고 궁금해서 시작한 일이었다. 4만여 장의 사진을 분류하고 얼굴 형태의 변화를 조목조목 따져봤다. 그 결과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미용시술을 받아온 정황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피멍이나 주사바늘 자국은 발견하지 못했다.
2주간의 1차 분석을 마무리한 후 미용시술과 ‘세월호 7시간’의 연관성에 집중했다. 참사 전후 촬영된 대통령 사진을 샅샅이 뒤졌다. 그러나 당일 시술을 받았다고 주장할만한 뚜렷한 단서는 찾을 수 없었다. 당시 청와대가 제공한 사진의 해상도가 크게 떨어지는 게 문제였다.
차선책으로 일주일씩 분석 범위를 넓혀갔다. 그러던 중 2014년 5월13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대통령 얼굴에서 시퍼런 피멍을 발견했다. 같은 날 촬영된 여러 장의 다른 사진에서도 피멍은 선명했다. 분석 범위를 재임 기간 전체로 확대해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나타난 피멍과 바늘 자국 다수를 찾아냈다.
사진을 본 의사들은 미용시술의 흔적이 거의 100% 확실하다는 소견을 밝혔고, 보도 후 대통령의 미용시술은 기정사실이 됐다. 하지만 아직도 의혹은 여전하다. 대통령이 도대체 누구에게 미용시술을 받았는지, 얼마나 자주 수면유도제를 맞고 정신을 놓았는지, 시술 비용은 얼마를 어떤 방법으로 누가 지불했는지, 이 과정에 개입한 조력자는 누군지 등등. 역사의 흐름 속에서 진실은 결국 밝혀지겠지만 그 시간을 앞당겨야 할 책임은 지금 우리의 몫이다. 수상 소식에 더욱더 무거워진 책임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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