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해이 軍 폭발사고, 줄줄 새는 국민 세금 막았다

제316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부문 / 권승혁 부산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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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혁 부산일보 기자

“군부대니까….” 울산 예비군육성지원금을 심사하는 한 구의원이 “주민들 볼 낯이 없다”며 기자에게 말끝을 흐렸다. 군 특수성을 의식해 예산심사를 소홀히 했다는 자기 고백 같은 말이었다.


“다른 지자체도 대부분 비슷한 실정인데….” 담당 공무원들도 말을 얼버무리며 책임을 피하기 바빴다. 예비군육성지원금 부실 집행 실태가 전국적 현상이라는 얘기였다.


지난해 12월13일 9명의 병사가 중경상을 당한 울산 예비군훈련부대 폭발사고는 폭음통 화약투기 같은 군수물자 낭비 관행에서 기인했다. 각자가 제 역할에 충실하지 않고 요행을 부리다 인재(人災)나 다름없는 사고를 초래한 것이다.


이번 사고 이후 군이 보여준 상식 밖의 비밀주의와 미흡한 대처에 국민들은 폭음통같은 분통을 터트렸다. 이 사고가 군수물자 낭비 관행을 개선하고 과도한 군 폐쇄성을 타파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군기해이 軍 폭발사고, 줄줄 새는 국민 세금 막았다’ 연속 보도는 폭발사고에 함축된 다양한 문제점을 확인하고 바로잡아 가는 과정이었다. 비록 모든 의문이 명확하게 해소되진 않았지만, 군이 보도 이후 “국민 눈높이에 맞춰 제도 개선을 통해 시정하겠다”고 밝힌 점은 소기의 성과로 꼽을 수 있다.


본보 보도가 ‘시민 세금이 쓰이는 곳에 성역은 없다’는 상식을 우리 사회가 다시 상기하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 지금도 “군부대에 대한 부적절한 예산 지원이 또 있다”, “예비군육성지원금도 문제지만 지자체의 다른 지원금도 비슷한 상황이다” 등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추후 꼭 확인해야 할 사안들이다.


자료 입수를 도와준 분들이 없었다면 보도 자체가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글 빚을 지고 사는 마음으로 꾸준히 갚아가겠다. 취재 내내 길잡이가 되어 준 데스크에게 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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