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들 무더기 형사고소

"TV조선·미디어오늘 허위보도"
MBC본부 "진위부터 밝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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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송사 사장이 비선실세로 알려진 정윤회씨와 만나 보도 협조를 요청받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MBC가 TV조선과 미디어오늘을 상대로 형사고소 했다. 해당 방송사가 안광한 MBC 사장으로 알려진 데 대한 반발이다.


MBC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TV조선이 허위 보도한 기사로 문화방송과 사장의 명예가 훼손된 데 대해 TV조선의 조새해, 하누리, 이진동(사회부장), 주용중(보도본부장), 변용식(대표이사)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MBC는 또 “TV조선의 허위보도 내용을 강력하게 부인했지만 마치 사실인 것처럼 단정한 채 의도적이고 악의적으로 보도, 유포하고 확산시켜 문화방송의 피해를 가중시킨 미디어오늘 강성원, 이하늬, 정철운, 이정환(편집인 겸 대표이사) 등에 대해서도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의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뿐만 아니라 제보자에 대해 TV조선은 실체를 밝히라”며 “거짓 허위 제보자는 법으로도 보호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MBC '뉴스데스크' 16일자 방송화면.

지난 11일 TV조선은 ‘뉴스 판’에서 “한 방송사 사장이 정윤회씨를 대한항공 승무원 출신 여성 김모씨와 음식점에서 따로 만났다. 보도 협조를 이 사장에게 요청했고, 비선 홍보수석 같은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해당 음식점 사장이 폭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정씨의 최측근인 식당 주인 A씨는 “윤회 오빠하고 □□이 언니하고 ○○○사장 왔을 때 ‘아니 뭐 이런 집이 다 있어’라고 했다”며 “보도 사실이라든가 차단도 하고 언론사 중에 하나는 완전히 밀착돼서 해야 하니까 정윤회가 나라 국정에 모든 걸 (모 방송사와) 함께 했죠. 2년 전까지”라고 했다. 다음날 미디어오늘은 이와 관련해 ‘정윤회와 독대했다는 방송사 사장은 MBC 안광한’이라는 보도를 내놨다.


TV조선의 관계자는 해당 보도에 대해 “국정농단의 한축인 정윤회씨의 행태를 보도한 것이지, 특정방송사를 대상으로 한 보도는 아니었다. 특정 방송사가 어떤 대응을 하든 본사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인은 “미디어오늘 보도는 TV조선이 보도한 익명의 방송사 사장이 안광한이라는 것을 밝힌 것이다. 허위 사실을 단정적으로 보도한 것이 아니고 MBC를 비방할 목적으로 쓴 기사도 당연히 아니다”며 “정당한 비판과 의혹 제기를 악의적이고 무책임하다고 비난한 MBC 보도야말로 미디어오늘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MBC본부에서는 “내부서도 정확한 사실을 확인할 방법은 없다”며 “보도를 전해 듣고 참담했다”는 심정을 밝혔다. MBC기자협회 또한 “사장이 정윤회를 여러 차례 만났다는 TV조선의 의혹 제기는 ‘사실무근’이라는 말로 덮을 게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진위가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협회는 사측이 지난 12~13일 양일간 리포트를 통해 전면 부인한 점에 대해서도 “뉴스데스크가 자사 사장에 대한 의혹을 ‘의혹 제기자’와 ‘당사자’ 양측에 대한 쌍방의 취재 과정도 없이 ‘안광한 사장은 그런 일 없다’는 신(神)적 수준의 최종 심판을 내리는 건 공영방송의 사유화”라고 꼬집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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