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합병 과정서 외압 및 대가성 의혹

제315회 이달의 기자상 경제보도부문 / 한겨레신문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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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이정훈 기자

“너무 늦게 털어놔 ‘비겁하다’고 비판받지 않을까요?”
그는 걱정했다.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의 한 전문위원인 그는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찬반을 결정하기에 앞서 지인을 통해 청와대의 뜻을 전달받았고, 문형표 당시 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청탁성 전화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가 이런 청탁 또는 외압을 거절한 탓인지 실제로는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가 열리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그는 당시에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을 부끄러워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직접 투자위원회를 열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언론에서 최순실씨 회사로 간 37억원만 집중하는데, 사실은 추가로 더 있어요.”
또 다른 그가 알려왔다. 이를 근거로 추가 송금 내역 확인에 나섰다. 당초 알려진 37억원 말고도 추가로 보낸 43억원을 밝혀낼 수 있었다. 이 돈은 말을 사는 데 쓰였고, 그 말은 정유라씨가 탔다. 그의 한마디 덕분에 사정 당국으로부터 사실관계를 자세히 파악할 수 있었고, 삼성 쪽으로부터도 같은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용기를 낸 그들이 사실 주인공이다. 그들이 알려준 내용은 활자화돼 독자들에게 전달됐다. 그리고 관련 기관이 움직였다. 검찰은 삼성물산 합병 과정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섰고,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 등 관련자들을 조사했다. 또 삼성이 최순실 씨에게 건넨 돈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특검에서도 같은 의혹을 조사할 예정이다. 수사가 진행 중인 것처럼 여전히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 대한 의혹은 남아 있다. 아직도 취재 과제가 남아 있는 셈이다.


끝으로 선배인 곽정수 기자와 후배 이완, 최현준 기자가 큰 도움을 줬다. 제보 내용을 구체화하고 취재 방향을 알려주고, 막힌 곳을 뚫어 기사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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