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5개 단체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제정

여론조사서 정확성, 객관성, 신뢰성 최고 가치로 삼고
조사 결과, 속보 경쟁 해선 안 돼
오차범위 보도, 순위 매기거나 서열화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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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선포식에서 이창호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회장(왼쪽부터), 황호택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이병규 한국신문협회 회장, 정규성 한국기자협회 회장, 김병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이 준칙 준수를 다짐하며 선서하고 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정하고 정확한 여론 반영을 위한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이 마련됐다.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신문협회,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을 공동 제정하고 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선포식을 열었다. 언론 유관 기관이 함께 보도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은 2014년 세월호 참사 후 제정된 재난보도준칙 이후 두 번째다.


언론 5개 단체는 제20대 총선과정에서 여론조사·보도에 문제가 있었다는 데 공감하고 선거여론조사보도포럼을 구성해 지난 6월부터 논의를 진행했다. 8차례 회의, 1~3차 소위원회 운영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가 후원했고 포털이 속한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준칙 실행에 동참하기로 했다. 


포럼 위원인 허승호 한국신문협회 사무총장은 "토론 과정에서 저널리즘 원칙에 맞도록 여론조사·보도가 이뤄져야 한다하는 데 의견이 모였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사항이 아니라도 과학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조사는 금지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준칙은 △목적과 적용 범위 △여론조사 보도의 일반 원칙 △여론조사의 기획 △취재와 보도 △언론사의 역할 등 1~5항, 28조로 구성돼 있다. 준칙은 "여론조사를 통해 얻은 수치가 곧 여론 그 자체는 아니므로 미디어는 여론조사 결과를 여론과 동일시하거나 수치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며 "정확성, 객관성, 신뢰성을 충족한 과학적 해석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야 하며, 여론조사 결과를 속보 경쟁의 대상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오차범위 내 결과를 보도할 때는 △후보 간 순위를 매기거나 서열화하지 않고 “경합” 또는 “오차범위 내에 있다”고 보도 △“오차범위 내에서 1, 2위를 차지했다”거나 “오차범위 내에서 조금 앞섰다” 등의 표현 금지 △수치만을 나열해 제목을 선정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의외의', '예상을 뛰어 넘는', '기대에 못 미치는' 등 주관적 표현은 가급적 하지 않고 여론조사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주관적 판단을 보도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정했다.


이날 참석한 이병규 한국신문협회 회장은 "국민이 투표라는 정치행위를 할 때 정확한 선거여론조사보도는 선거의 주인인 유권자들이 언론에 부여한 직무와 책임"이라고 말했다. 황호택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언론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정확한 정보로 국민이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부추겼다"며 "준칙 제정은 보도관행을 과학적으로 뜯어고쳐 언론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정규성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과학적이고 균형 잡힌 보도를 위한 언론인 스스로의 다짐이자, 정확한 정보 제공으로 국민이 올바른 주권을 행사함으로써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언론인들의 의지"라고 표현했다. 이창호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회장은 "검증되지 않은 업체의 난립으로 표본의 대표성이 확보되지 않아 여론조사는 신뢰도 하락에 왜곡논란까지 겪었다"며 "언론도 경마식 보도 관행과 비과학적 검증과정 등을 개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은 “신뢰도 높은 뉴스를 요구하는 이용자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언론의 의지와 노력이 담겨있다”며 “규정 마련에 따라 선거여론조사보도에 대한 기자의 전문성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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