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머리손질…베일 벗겨지는 '세월호 7시간'

대기업 검은 거래 일부 밝혀내…이대 특혜 배경 후속보도 없어

  • 페이스북
  • 트위치

“이것이 알고 싶습니다.”


지난달 3일 언론단체비상시국대책회의는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것이 알고 싶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회의는 기자회견에서 10대 의제를 발표하며 “반드시 잊히지 말아야 할 핵심 질문들에 대해 언론이 답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났다. 10대 의제는 그동안 진실을 향해 얼마나 전진했을까.


▲사라진 7시간 ‘최고예요’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한 언론의 추적은 집요했고 결국 일부의 진실을 밝혀냈다. 한겨레는 6일 박 대통령이 7시간 중 90분을 머리 손질 하는 데 썼다고 폭로했다. 한겨레는 이날 미용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라 박 대통령이 ‘골든타임’인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 머리를 손질했다고 보도했다. SBS도 이날 8시 뉴스에서 “세월호가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던 그 절박한 시간, 박 대통령이 머리를 손질하고 있었다”며 “중앙대책본부 방문을 앞두고 깔끔한 헤어스타일이 부담스러웠던 듯 일부러 부스스한 모양으로 머리를 연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6일 박 대통령이 7시간 중 90분을 머리 손질 하는 데 썼다고 폭로했다.

한편 지난달 8일 JTBC가 최씨 친분 성형의인 김영재 의사의 대통령 순방 동행 및 청와대 납품 의혹을 제기한 이후 박 대통령의 의료 문제 역시 잃어버린 7시간을 규명할 중요한 단서 가운데 하나로 주목되고 있다. JTBC를 비롯해 경향신문, CBS노컷뉴스, 중앙일보 등은 세월호 참사 당일 김영재 의원이 휴진임에도 프로포폴을 사용한 기록을 확인하는 한편 박 대통령과 서울 강남 차움병원의 수상한 거래, 청와대가 구입한 약품 목록 등을 집중 보도하며 사라진 7시간의 또 다른 진실은 무엇인지 다가서고 있다.


▲대기업들과의 거래 ‘좋아요’


국정농단의 주역들과 대기업의 검은 거래에 대해서도 언론은 치열하게 파고들었다. 특히 언론은 삼성그룹을 집중 타깃으로 삼았다. SBS는 지난달 6일 삼성이 정부 지원을 약속받고 최순실씨 독일 승마사업에 28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었다는 증언을 보도했고 이후 국민연금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개입이 도마에 올랐다. 한겨레도 지난달 26일 삼성이 최씨 독일 회사에 37억원을 보낸 것 외에도 최씨 쪽에 43억원 상당을 따로 지원한 정황을 폭로했고 경향신문은 지난달 28일 삼성이 최씨 의혹이 터지자 정유라에게 지원한 말을 급매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대기업들의 검은 커넥션도 종종 지면에 보도됐다. 중앙일보는 지난달 24일 한화그룹이 최씨에게 김승연 회장의 석방 민원을 넣었다고 보도했고 특히 지난 5일 한겨레는 그룹들이 낸 국정조사 자료를 분석해 재벌 총수들이 박 대통령 독대 때 구체적인 사업 민원을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문화 행정 농단 ‘멋져요’


이번 게이트의 많은 비리와 전횡은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벌어졌다. 언론들은 최씨와 차은택이 문화 행정을 어떻게 농단했는지 속속들이 파헤쳤다. 최씨의 경우 KBS, 동아일보, 경향신문 등이 한국문화재단 개입, 차명회사 크리에이티브아레나 통한 1억6000만원 홍보업무 수주, K스포츠재단 저축보험 수익자 문제 등을 집중 보도했고, 차은택의 경우 CBS노컷뉴스와 뉴시스 등이 차은택 카르텔과 오뚜기 계열사와의 100억원대 부동산 거래 등을 밝혀냈다.


또 한국일보, SBS 등은 김종 전 문체부 제2차관이 스포츠토토 사업권을 노렸으며, ‘체육인 연수’ 압력 무산에 표적감사 보복을 했고, 전시성 행사에 정부 기금을 흥청망청 썼다는 의혹 등을 보도하며 이들이 문체부 인사와 예산 장악의 주역 혹은 부역자 노릇을 했다고 폭로했다.

 
▲외교·대북정책 등 ‘화나요’


반면 최씨가 외교·대북정책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최씨의 태블릿PC에서 발견된 독일 드레스덴 연설문과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의 폭로 이후 이를 실증할만한 보도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외교 사안과 관련해서는 최씨가 올해 4월까지 대통령 해외 순방 문건을 받아봤다는 내용의 지난달 22일 채널A 보도가 거의 유일했고, 통일 분야에서도 지난달 25일 한겨레가 보도한 최씨의 DMZ평화공원 사업 관여 정황 보도 외에 별다른 기사가 없었다.


특히 이화여대 특혜 배경 의혹이나 검찰 신뢰 여부, 공영방송 개입 여부와 관련한 보도는 전무했다. 공영방송의 경우 지난 2일 뉴스타파가 최씨 회사에서 EBS 사장 이력서가 나와 인사개입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것이 유일했고, 검찰 신뢰성과 관련해서도 지난달 7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검찰조사 받는 우병우 사진이나 현직 검사의 박 대통령 강제 수사 주장 보도 외에는 관련 기사가 없었다.

강아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