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개입사건

제314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 / JTBC 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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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손용석 기자

“우리는 뭐부터 할까요?” 보도국에 미르팀이 꾸려진 건 타 매체에 비해 다소 늦은 지난 9월 말이다. 막막한 팀원들과 함께 화이트보드에 등장인물을 그려나갔다. 대기업-전경련-미르재단-차은택-최순실을 잇는 연결고리는 아직 비선(秘線)이었다.


비선을 실선으로 만들 수 있는 건 현장에 있었다. 국회와 법원, 기존 보도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새벽부터 뻗치기, 전화인터뷰, 현장취재를 매일 이어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인물과 회사가 나타났고, 핵심 관계자까지 접근하며 ‘최순실’에 성큼 다가갔다.


최씨의 태블릿PC 입수는 결정적이었다. 전진배 사회2부장을 중심으로 팀원 모두 상암동 비밀 아지트에 모여 태블릿 파일을 분석하며 매일 새벽까지 격론을 벌였다. 상대는 지난 4년간 국정을 농단한 주역들로, 모든 걸 부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0월19일 “최순실이 잘하는 건 연설문 고치는 것”이라는 고영태 발언을 보도하며 반응을 기다렸다. 팩트는 확인한 뒤였다. 청와대는 “지금이 봉건시대냐”고 말했다.


24일 ‘대통령 연설문 수정’을 시작으로 최순실 파일을 본격 보도했다. 당일 개헌 카드를 꺼낸 대통령은 다음날 사과했지만 최씨 개입이 연설이나 홍보에 그친다고 했다. 다음날 우리는 ‘국가기밀도 사전 입수’를 보도했고, 100만명의 시민이 광장으로 나왔다. 지금도 우리는 대통령 대리처방 등 후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JTBC의 최순실 보도는 가이드라인 없이 현장 취재기자의 의사를 중시하는 내부 시스템 덕분에 나올 수 있었다. 우리는 이 시스템에서, 우리 사회 어디까지 비선들이 침투했는지 성역 없이 끝까지 추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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