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제314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 / 한겨레신문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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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방준호 기자

돌이켜보면 소박한 시작. 9월1일 김의겸 선임기자 제안으로 회사 한 켠 작은 회의실에 모여 앉아 ‘어떻게든 최순실 이름 석 자를 공적인 영역에 등장시키자’는 목표로 시작했습니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이제는 모두가 아는 그 이름을 부르는 것조차 부담스럽던 때였습니다. 드러낼 자신은 없었지만, ‘부를 수 없는 이름’이 이 나라에 존재해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만큼은 모인 기자 모두가 공유했습니다.


방준호 기자가 우연히 K스포츠재단에서 최순실씨 흔적을 발견한 뒤, 류이근 기자가 얻어 낸 ‘최씨가 대통령에게 지시하는 구조’라는 한 문장을 곱씹으며 팀원 모두 (지금은 모든 시민이 느끼고 있는) 충격과 공허함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하어영 기자와 송호진 기자가 낯선 땅 독일에까지 미친 최씨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순간, 기자로서 기뻤지만 시민으로선 두려웠습니다.


고공과 현장을 오가며 특종을 발굴하는 동시에, 우리가 켠 작은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진중하게 발걸음을 내딛는 과정까지 책임진 김의겸 선임기자는 자주 새벽잠을 설쳤습니다.


‘최순실’이라는 불덩이는 넓고 뜨거웠습니다. 재벌, 문화, 교육, 법조, 국방, 의료…. 이해할 수 없는 구조 속에서 벌어진 각 분야 수많은 일을 드러내는 데는 상을 받게 된 저희뿐만 아니라 한겨레 편집국 전체가 발 벗고 나섰습니다.


지난 주말 또다시 수백만 촛불이 모였습니다. 촛불은 비선실세와 대통령을 향한 분노임과 동시에 저희 한겨레 특별취재팀원들에게는 훌륭한 가르침입니다. 취재 초기 느꼈던 충격이, 쏟아지는 뉴스 속에 관성이 되려는 고비마다 시민들이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예민함을 배우고 되새기겠습니다. 또다시 달려갈 채비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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