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민주화 없이 권력의 민주화 없다"

2016 자유언론실천 시민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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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모든 언론사가 기자를 모집할 때 자유언론실천선언의 숙지 여부가 채용의 필수 조건이 되는 때를 기대해 본다. 그때가 와야 우리가 거짓 없는 세상을 살 수 있게 되리라.”


이해동 목사는 42년 전인 1974년 10월24일 유신 독재 정권에 맞서 동아일보 기자들이 외친 ‘자유언론실천선언’이 모든 언론사에 긍정적 의미를 지닐 수 있게 되는 때를 바란다고 했다.


권력의 언론장악 시도가 그 어느 때보다 기승을 부리는 시대. 자유언론과 공정방송을 염원한 것은 비단 그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혁과 거짓 언론 타파에 앞장서겠다면서 시민과 언론인들이 모여 ‘자유언론실천 시민선언’을 결의했다. 


▲지난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2016 자유언론실천 시민선언 기념식’에서 시민과 언론인을 비롯해 종교계, 학계, 노동계 등 각계각층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선언에 서명한 시민과 언론인 2016명은 “정권의 공영방송 지배를 청산하기 위해 시민들과 언론단체들은 국회가 조속한 시일 내에 법적·제도적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오늘의 시민선언을 계기로 현업 언론인들이 더욱 단합해서 자유언론과 공정방송을 실천하는 과업에 매진하기를 촉구한다”고 선언했다.
사드반대 성주주민, 세월호 유가족,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평화나비’ 대학생, 공공부문 노동자 등도 언론 자유를 위해 기꺼이 힘을 모으겠다고 결의했다.


공공운수노조 조상수 위원장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언론 환경 속에서 관제언론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전 국민이 참여하는 언론 운동을 해야 한다”면서 “공공운수 노조도 참 언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세월호 희생자 임요한군의 어머니는 언론을 향해 “오로지 국민 편에 서서 세월호의 진실을 끝까지 밝혀줄 것을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전했고, 평화나비 네트워크 김샘 전 대표는 “언론인들이 끝까지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인권과 명예를 위해 싸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42년 전 자유언론실천선언을 외친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기자들과 해직언론인, 환경, 여성, 인권,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학계, 노동계 등 각계각층 인사들도 시민선언에 힘을 보탰다.


지난 9월 초 복막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이용마 MBC 해직기자는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는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기에 이제 현직 언론인들이 새로운 장을 열어나가길 기대한다”면서 “시민 여러분은 언론인을 향해 기레기라고 비난하면서도 동시에 그들을 응원해주길 바란다. 올곧게 저항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힘을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이번 시민선언은 군사독재정권 치하에서 언론자유를 위해 저항했던 언론인들과 현업 언론인, 공정언론을 위해 노력해 온 언론시민단체들의 공동 제안으로 시작됐다”면서 “어떤 의미에서 42년 전보다 지금의 권력이 더 교활하고 악랄하게 언론을 탄압하고 있다. 오늘을 계기로 시민들과 함께 ‘언론의 민주화 없이 권력의 민주화 없다’는 명제를 사명으로 삼고 열심히 싸우겠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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