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송복 교수 특별연재 논란

노조 "중단해야"…사장 "지켜봐달라"

  • 페이스북
  • 트위치

▲서울신문 10월20일자 28면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의 특별기획연재. 서울신문은 송 교수의 글을 앞으로 1년간 격주 목요일마다 연재한다.

서울신문에 연재를 시작한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의 특별기획이 기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구성원 간 논의 없이 대표적 극우성향 학자인 송 교수의 글을 장기간 연재하는 데 대한 문제제기다.


서울신문은 지난 20일 송 교수가 집필하는 특별기획 ‘유쾌한 꼰대씨 송복이 말하는 나, 우리, 대한민국’을 앞으로 1년간 격주 목요일마다 연재한다고 밝혔다. 28면 전면을 채운 글에서 송 교수는 “당시 정치 지도자들 중 자유민주주의를 몸소 체험하고 체득해서 그 실체를 진정으로 아는 이는 오직 이승만 대통령”이라며 “김구 선생은 독립운동을 이끈 민족의 대 지도자이지만 자유민주주의를 경험해 본 적도 없고 공부해 본 일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서울신문의 한 기자는 사내게시판에 “극우성향 인사의 글이 사내 논의도 충분히 거치지 않고 1년간 연재가 된다면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 기자는 “평생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펼친 김구 선생에 대해 ‘자유민주주의를 몰랐다’고 비난할 거리인가”라며 “‘군대가 있어야 나라다. 6·25 전쟁을 겪으면서 군대를 가졌다. 그전엔 사실상 국가가 아니었다’는 임시정부를 부정하는 전형적인 건국절 논리”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20일 오후 성명을 내고 송 교수의 기획연재 중단을 촉구했다. 노조는 “그나마 중도라고 자처했던 서울신문이 별안간 커밍아웃이라도 선언한 것인가”라며 “이번 기획연재가 서울신문을 보수화하라는 청와대의 지시가 아니라면 신문사 이름에 먹칠한 기획자를 즉시 찾아내고 교체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김영만 서울신문 사장은 “송 교수는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존경 받는 건강한 보수학자”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모든 사람의 역사인식이나 가치관은 남을 해하거나 공격하지 않는 선을 유지한다면 존중돼야 한다”며 “연재의 목표가 새로운 역사발전의 동력을 찾는 것임을 이해한다면 조금 더 냉정한 기자의 입장에서 연재를 지켜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김달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