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적자 위기…YTN 고통분담 줄다리기

상여금 반납 등 노사 합의안 간부 중심 사원협의회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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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이 3년 연속 적자 위기에 내몰리며 노사가 고통분담을 위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올 상반기 72억원의 영업 손실을 낸 YTN은 노사가 비용절감 방안을 논의하는 등 적자 위기 타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YTN은 내년까지 적자보전을 하지 못하면 4년 연속 적자로, 관리종목으로 들어가게 된다. 또 관리종목 상태에서 5년째 적자면 상장폐지로 이어진다.


내부에서는 일부 경영진과 간부들이 적자 보전의 책임을 사원들에게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YTN의 한 기자는 “경영진의 경영실책 문제만이 아니다. 일부 간부들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경영 개선을 위한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영 적자를 두고 벌어진 내부 분란은 상반기 실적이 공시된 직후인 지난 8월부터 가시화됐다. YTN지부 노조는 당시 성명을 통해 “경영진은 있되 경영이 없고, 보도 책임자는 있되 보도가 실종된 가히 총체적 난국”이라며 경영진의 잘못된 사업 추진과 과다한 비용증가, 그리고 경쟁력 잃은 보도를 적자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지난해 노동조합은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금동결을 감수했지만 회사는 경영 실책에 대해 묵묵부답”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보직 부팀장 이상 간부들의 상여금 반납안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히 80여명의 간부들로 구성된 사원협의회가 지난 4일 내부 게시판에 “중병에 걸려 있는 회사에 대한 근본적인 회생방안 없이 일회성 생명 연장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올해 흑자달성 목표, 과감히 포기하자. 적자 폭을 줄여보겠다는 욕심도 버리자”고 밝힌 데 대해 ‘희생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 보는 기자들이 적지 않다. 그간 간부들이 자신들의 상여금 반납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보인 만큼, 사원협의회의 발언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이에 사원협의회는 “올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고질적인 적자구조 요인을 해소한 뒤 내년부터 상시적인 흑자체제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한 간부는 “무의미한 희생을 통해 일시적으로 흑자를 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내부 슬림화 등 YTN의 건강성을 근본적으로 회복시키는 조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상여금 반납 문제도) 이러한 체질 개선 노력이 전제됐을 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지, 사안을 그대로 방치한 상태에서 단순 미봉책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원협의회의 해명에도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기자들은 “YTN의 상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각종 혜택을 영위하고 기득권을 누려온 간부들이 가만히 있다가 (상여금 반납 얘기가 나오니까) 이제 와서 제도 개선부터 해야 한다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자기 희생이나 감내 없이 구조조정부터 얘기하는 데 그 진정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현재 노사는 협의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지만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YTN 노조는 “살과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할 지라도 회사를 살리는 방안을 위해 적극적으로 고민했지만, 일부 경영진과 간부들의 선행된 희생이 뒤따르지 않으면서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보도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한 사측과의 대화의 장은 항상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사측 또한 “YTN은 흑자 전환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을 찾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노사 간의 대화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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