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병마와 싸우는 이용마 기자 즉각 복직시켜라

[특별기고]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

이용마 MBC 기자가 복막암으로 투병 중이다. 그는 지난 2012년 공정보도를 요구하는 MBC 파업을 이끌다 해직된 뒤 사측인 MBC를 상대로 벌인 해고무효소송에서 1, 2심 모두 승소했다. 하지만 제 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여전히 해직 상태다.


이 기자가 해직 전후해서 보여준 강인한 소신과 단단한 용기, 막힘없는 실천력으로 이 뜻하지 않은 병마를 이겨내 더욱 강해진 언론 투사로 자리매김할 것을 확신한다.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이 기자의 시련은 더 강해지기 위한 단련의 또 다른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자를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이 기자를 병들게 한 MBC를 포함한 언론계와 정치권 등에 대한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 이 기자는 이명박 정권 이래 양산된 MBC, YTN 해직기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의 압축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 기자는 파렴치한 MBC 경영진과 이들 경영진의 행태를 묵인, 방조한 세력에 의한 피해자다. 이 기자는 공정보도,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정의로운 투쟁을 한 이유로 해직되었다. 이 기자의 투쟁은 공익 실현을 위한 행동으로 전체 사회가 박수갈채를 보내고 감사해야 할 이타적 행위이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 정상에서 벗어나 있다. 상식이 통하는 방송사라면 상상할 수도 없는 경영진의 폭거가 자행되었고 그것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였다면, 이 기자가 4년여에 걸친 긴 고통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기자와 같은 해직언론인들이 겪게 되는 고통은 이 사회가 총체적으로 얼마나 파렴치 하고 범죄적 집합체인가 하는 것을 드러낸다. 공익을 위해 투쟁한 언론인을 원상회복 시키지 않는 언론사와 그것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해당 언론사 언론인과 전체 언론, 그리고 전체 사회에 희망은 없다.


법원의 해고 무효 판결을 외면한 채 언론인에 대한 정상적인 처우를 외면한 MBC 경영진의 행동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패륜이다. 그것은 범죄행각에 가깝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한다. 멀쩡한 언론인과 그 가족들을 괴롭히는 방송사가 그 과오를 바로잡지 못하면 결국 퇴출되는 불행을 자초하는 미래를 피할 수 없다. MBC는 내부에서 자행된 불법, 불의로 인해 추한 사회적 흉기로 변신하는 중이다.


불의한 정권과 그 동조세력들은 언론 자유 주장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해직기자들을 언론에서 격리시켜 그로 인한 고통을 개인적인 것으로 방치하는 술책을 쓰고 있다. 정권의 말을 듣지 않으면 저 꼴이 된다는 산 증거로 전체 언론인들을 겁박해 침묵시키는 것이다. 박정희, 전두환 정권 이래 언론인 불법해직과 원상회복 거부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현 정권이 MBC, YTN 해직 언론인 문제 해결과 공정방송 실천을 외면하는 것을 역사는 결코 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언론이 망가지면서 이 사회는 심각한 양극화와 불평등 속에 정치, 경제 민주화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 또한 평화통일의 염원은 전쟁 일보직전의 위기 상황의 일상화로 위협받고 있다. 이 사회는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식이 회복되고 염치를 아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언론이 사회의 목탁, 소금 기능을 시급히 회복해야 한다. 기레기의 굴레를 벗어나야 한다.


이용마 기자의 고통에서 드러나듯 이 사회는 파렴치한 사회다. 원칙을 외면하고 말을 뒤집고 그리고 어린아이의 눈에도 훤한 거짓말을 일삼는다. 법치가 붕괴되고 도덕적으로 죽은 사회가 되었다. 도대체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 파렴치한들이 언론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의 도처에 너무 즐비하다.


이 기자는 이 사회의 부정, 부패가 만들어낸 희생양이다. 그러나 이 기사는 그 동안 진실과 정의 실천을 강행한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해직된 뒤에서 꿋꿋하게 대학과 언론운동단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진정한 언론이 무엇인가에 대해 열심히 강의했고 언론운동을 위한 현장 투쟁과 집필에 앞장섰다. 그가 보여주었던 그 열정과 신념이 가까운 시일 안에 값진 열매를 맺을 것을 확신한다.


이 기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과 분노는 우선 그의 소속사인 MBC가 앞장서 풀어주는데 앞장서야 한다. 경영진이 외면하면 다른 전체 구성원들이 반드시 나서야 한다. 이는 최소한의 동료애이며 언론인의 책무다. 동시에 전체 언론, 그리고 양심 있는 사회 세력, 정치권이 힘을 합해 나서야 한다. 이 기자가 MBC에 원상회복되어 정상적인 언론인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금 당장 1,2심 법원 판결부터 집행되어야 한다. 그것은 하루도 미룰 수 없는 당연한 그리고 시급한 조치다.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