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비리 연속기획

제311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오승훈 한겨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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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훈 한겨레 기자

“김문기가 인사동에 어마어마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세입자를 내쫓고 있대.” 우연히 접한 한마디 제보로 취재는 시작됐습니다. 100여건의 물건지 등기부등본을 일일이 확인하는 3주 동안의 취재결과, 인사동 외에도 김씨 소유 부동산은 전국적으로 싯가 1조원에서 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씨 부동산의 전모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한겨레> 보도가 처음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궁금증은 ‘이 돈의 출처는 어디일까?’로 모아졌습니다. 김씨는 사학비리의 대명사인 까닭입니다.


매입시기를 보면 그가 상지대를 인수한 뒤인 1974년 이후부터 구속 직전 시점인 1992년까지가 전체 부동산 가운데 70%에 달했습니다. 상지대 내부 인사와 당시 수사기록 등을 통해 부정입학과 법인 자금 횡령, 교직원 급여와 학교 예산 삭감, 자신 소유 신용금고에 등록금 예치 등의 수법으로 모든 돈이 부동산 투기로 흘러간 정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학비리의 끝은 1조원대의 부동산 왕국’이라는 결론이 나온 배경입니다.


사실 사학비리를 취재해 온 것은 올 초부터였습니다. 무엇보다 사학비리 기사가 몇몇 매체들에서만 간헐적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습니다. 유명대학을 보유하거나 재단에 관여하고 있는 보수신문들은 사학비리 기사를 잘 다루지 않습니다. 퇴직 후 일자리 차원에서 사립대학과 공생관계에 놓인 교육마피아들은 적극적으로 감사를 벌이지 않습니다. 감시의 공백입니다. 공익적인 차원에서 누군가는 사학비리를 심층 보도해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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