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병원 측에 확인했을 때 문제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당장 진료를 거부당했다는 환자를 찾을 수도 없고 난감했다. 그러다가 퍼뜩 떠오른 생각. 바로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119구급대였다. 구급대원들의 증언은 충격이었다. 조선대 병원 응급실이 야간에 환자를 받지 않은 지 3개월 가까이 되었다는 얘기였다. 진료 거부 사실을 모르고 응급실을 찾아간 환자들은 지금도 ‘헛걸음’을 하고 있을 것이었다. 특히 심장 관련 환자들의 경우 ‘골든 타임’을 놓치면서 생명을 잃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취재 결과 조대병원 응급실은 심혈관 질환 등 10개 과목에 해당하는 내과 환자들을 받지 않고 있었다. 발단은 내과 전문의 교수들의 야간 당직 거부였다. 야간에 당직 전문의가 없으니 환자를 받지 못한 것이다. 중증 위급 환자를 24시간 신속하게 진료한다는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취지가 무색했다. 결국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돈벌이에만 급급했다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진료비를 더 비싸게 받는다.)
보도가 나가지 않았다면 얼마나 많은 응급 환자들이 얼마나 더 긴 시간 동안 ‘헛걸음’을 하며 다른 병원을 찾아 발걸음을 돌려야 했을까. 혹 누군가는 ‘골든 타임’을 놓쳐 생명을 잃게 되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취재와 보도를 함께 한 두 후배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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